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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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보디 프로필 챌린지'가 유행을 타고 있다. 자신의 몸을 사진으로 남기는 MZ(밀레니얼+Z세대)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젊을 때 아름다운 몸매를 기록하고 싶다는 욕구와 이들이 사용하는 SNS의 파급력이 더해지면서다.

특히 아름답고 건강한 몸에 대한 환상과 욕구를 자극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어 보디 프로필 열풍은 더욱 거세졌다. 최근 넷플릭스의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 100'과 탄탄한 몸을 가진 일반인들이 등장하는 연애 프로그램 '솔로지옥' 등이 화제를 모으자 '몸 만들기'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만 해도 보디 프로필은 전문 트레이너나 연예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문 트레이너의 관리를 받으며 바디 프로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일반인들은 단기간에 혼자서 무리한 운동과 식단 조절을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의 도움 없이 무리하게 몸만들기에 도전할 경우 건강과 정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촬영을 위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칼로리 제한을 위한 초절식 식단, 체질량 지수를 낮추기 위한 지방 섭취 급감 및 단백질 섭취량 늘리기 등 영양 균형이 불균형한 식사를 할 수밖에 없어서다.

단기간에 잘못된 식단을 유지할 경우, 수시로 본인의 몸매를 보디 프로필에 성공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등 강박 심리도 작용해 섭식장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섭식 장애는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음식 섭취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을 뜻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과 폭식증(신경성 대식증)이 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거식증의 경우,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식사를 제한하거나, 먹은 뒤 인위적으로 구토하는 등의 행동을 한다. 폭식증에 걸린 사람은 비상식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미친 듯이 먹고, 이후 의도적으로 구토와 설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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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섭식장애를 동반할 위험을 감수하고도 보디 프로필 촬영을 단행할까. 전문가들은 날씬함을 강조하는 사회적 압력, 여성의 사회적 역할 변화로 인한 갈등, 의학 기술의 발달, 신체는 노력만으로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다는 대중매체에 의해 주입된 정보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또 최근 들어서는 미디어에 몸 좋은 남성들이 노출되는 비율이 늘면서 이를 동경하는 남성들이 늘어나자 남성의 섭식장애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그렇다면 섭식장애는 어떻게 치료할까. 내과적인 합병증이 심하거나, 심각한 정신 장애가 동반되었다면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천천히 체중을 증가시키기 위해 영양을 공급하고 일정한 일과 활동을 확실히 정해주거나, 매일 같은 시간에 식사하도록 해야 한다.

정찬승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는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식사하는 방법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며 "식사 일기 작성, 식이장애 클리닉 치료 등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정상적인 식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이사는 "'이렇게 먹었다가 살이 찌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은 최대한 하지 않아야 한다"며 "지나치게 이상적인 신체 상이 생겼을 경우 정신의학 상담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과도한 운동을 할 경우 섭식 장애와 함께 우울증, 불안장애가 동반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밥 먹는 습관을 고치고 몸에 대한 생각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강박증 등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디 프로필을 찍다 보면 식욕억제제도 많이 섭취하는데, 식욕억제제를 잘못 복용했다간 약물 중독 위험이 커진다"며 "식욕억제제를 남용하거나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과도한 식욕억제제 사용으로 우울, 불안이 동반될 경우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