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서 임명된 안성욱 사퇴…"임기제·중립성 소신, 양보 불가피했다"
권익위 부위원장, 이임사서 "조직 위기, 법치·상식 붕괴 탓"
안성욱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차관급)은 23일 자신의 사퇴와 관련, "현재 조직 안팎으로 닥친 혼란과 위기는 법치와 상식이 무너진 결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안 전 부위원장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이임사에서 이같이 말하고 "누구에게 잘잘못이 있는지를 따지기에 앞서, 사무처장으로서 조직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다면 임기제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소신은 끝내 양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안 전 부위원장은 원래 내년 6월까지 직을 맡게 돼 있지만, 지난 17일 사표를 제출했다.

권익위 정무직 중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는 전현희 권익위원장만 남은 상황이다.

'법치와 상식의 붕괴'는 법치를 내세우는 윤석열 정부에서 '전현희 사퇴' 압박이 계속되고 권익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 등이 진행되는 일련의 상황을 직격한 취지로 보인다.

차관급 공직자가 언론에 이임사를 배포한 것도 이례적이다.

안 전 부위원장은 그간 여러 사례 사의를 고민했음을 시사하며 "사퇴 시기는 조직에 누가 되지 않도록 국회의 예·결산 업무와 감사원 특별조사, 인사 등 조직 업무가 마무리된 지금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권익위 구성원들에게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업무에 진정과 정성을 다해달라"며 "우리는 최근 이태원 참사에서 공직자들이 각자 맡은 업무에 진정과 정성을 다하지 아니하면 국민에게 어떤 아픔을 가져다주는지를 분명히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청렴도(CPI) 상승 등 권익위가 일군 성과를 언급하며 "새 정부에서도 국민권익위원회가 앞장서서 반부패·공정개혁을 지속 추진하여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가 20위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모든 역량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