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나와"…민주당 진상조사단에 "자살골 될 것"
황교안 측 "金이 대표되면 野가 특검하자 할 것" 공세 지속 시사
김기현 "자기땅 밑 터널 통과가 특혜?"…'울산땅' 의혹 강력부인(종합)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22일 자신을 둘러싼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놓고 "제 땅 밑으로 터널 지나가는 게 특혜란 사람이 어디있나"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약 불법 비리가 있었다면 민주당 소속 시장이 노선을 바꿔야지 왜 그대로 뒀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통상 토지가 터널 입구에 해당할 경우 건축물 등을 지을 수 있도록 용도변경이 수월하지만, 김 후보의 땅은 터널이 관통하기 때문에 특혜 시비와 거리가 멀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경쟁주자인 안철수 후보가 '의혹을 그대로 두면 차기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글을 읽을 줄도 모르고 서류를 볼 줄도 모르는 모양"이라고 비꼰 뒤, "민주당 출신인 송철호 울산시장이 재직할 때 노선계획을 재검토했다"고 했다.

그는 "세상에 자기 땅 밑으로 터널을 뚫어달라고 직권남용하는 사람을 본 적 있나"라며 "은마 아파트 단지에서 터널 지나가는 것에 왜 반대하는지 이유를 설명해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탈탈'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나오는 사람을 붙잡고 꼭 자당 내에서 이렇게 분탕질을 하니 어이가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이 할 짓을 어떻게 우리 당 내부에서 하고 있나"라고 말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한 민주당의 '진상조사단' 설치 움직임에 대해선 "적극 환영한다.

샅샅이 뒤져줬으면 좋겠고 치사하고 비겁하게 하다가 용두사미로 끌고가지 마시길 바란다"며 "명확히 말하는데, (진상조사단은) 민주당의 자살골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전당대회 과정에서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한 황교안 후보는 지난 20일 "김 후보 땅 밑으로 터널이 지나가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땅이 바로 터널 입구가 된다"며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현장에 가서 보시면 즉시 알 수 있게 된다.

심지어 터널을 뚫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기현 "자기땅 밑 터널 통과가 특혜?"…'울산땅' 의혹 강력부인(종합)
김 후보는 관련 의혹에 대해 연일 강경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스스로 의혹이 사실로 판명된다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초강수를 뒀고, 황 후보를 향해서도 사실이 아닐 경우 '정계은퇴'를 압박했다.

부동산 투기는 국민 정서상 매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자세를 낮추거나 무시 전략으로 일관할 경우 오히려 의혹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김 후보를 전폭 지원하는 친윤(친윤석열)계에선 울산땅 의혹이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란 기류가 많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당권 주자들과 언론에서 관심을 두는 만큼 울산땅 의혹이 당원들에게 파장을 불러일으키진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해당 의혹을 다룬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할 방침이다.

김기현 "자기땅 밑 터널 통과가 특혜?"…'울산땅' 의혹 강력부인(종합)
그럼에도 황 후보 측은 '확실한 근거가 있다'며 공세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황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된 후 민주당이 이 문제로 공격하면 우리 당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등 큰 시각에서 봐야 한다"며 "당장 민주당은 '김기현 특검'을 하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가 선두권인 김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배경을 놓고 당원 및 여론 주목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지층이 겹치는 김 후보 지지율 일부를 가져오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