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대기 줄이 없네요.“

스타벅스가 4500원짜리 아메리카노(톨사이즈)를 절반 가까이 내려 25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 첫날인 22일 오후 2시 서울 지역 각 매장들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람들이 몰릴 것이란 반응이 나왔으나 서울 여의도나 용산, 을지로 등 기업이 많아 직장인이 몰리는 지역이나 신촌, 동작, 관악 등 대학가가 근처에 있는 매장 10여곳을 둘러본 결과 줄 서가며 커피를 주문하는 매장은 거의 없었다. 여의도 일부 매장에서 10여명이 모여 잠시 줄을 이루기도 했지만 이내 주문이 끝나는 모습이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날부터 24일까지 오후 2∼5시에 아메리카노 톨사이즈를 2500원에 판다. 국내에 첫 매장(이대점)을 내던 1999년 당시 같은 제품의 숏사이즈 가격과 같다. 영수증 당 네 잔까지 살 수 있으며 블론드, 디카페인 등 원두 모두 추가 금액 없이 선택할 수 있다. 개인 다회용 컵으로 주문할 경우 기존 400원 할인이나 에코별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 측은 멤버십 프로그램 ‘스타벅스 리워드’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넘자 이같은 행사를 기획했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매장 전경. 22일 오후 2시 아메리카노 2500원 행사가 시작됐지만 비교적 한산하다. /조아라 기자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매장 전경. 22일 오후 2시 아메리카노 2500원 행사가 시작됐지만 비교적 한산하다. /조아라 기자
다만 이 할인 커피는 모바일 주문·결제 서비스 ‘사이렌 오더’나 차량에 탑승한 채 주문·결제하는 ‘드라이브 스루’로는 구매할 수 없다. 매장에서 직원에게 직접 주문할 때만 살 수 있어 각 매장마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대기 인원이 많지 않았던 것.

서울 여의도의 한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한 대학원생 유모 씨(27)는 “할인 행사를 한다고 해 친구들과 단톡방에 내용을 공유하고 사람들이 몰릴까봐 2시 되자마자 왔는데 금방 구매했다”면서 “직장인 친구들은 시간대가 맞지 않아 매장을 들르고 싶어도 못간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매장을 들른 주부 최모 씨(38)는 “행사를 하는지도 모르고 매장을 들렀는데 할인을 해 기분이 좋다.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주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매장. 22일 오후 2시 아메리카노 2500원 행사가 시작됐지만 마찬가지로 한산한 편이다. /이현주 기자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매장. 22일 오후 2시 아메리카노 2500원 행사가 시작됐지만 마찬가지로 한산한 편이다. /이현주 기자
행사를 진행하는 시간대가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시간이 끝나 커피를 구매하는 수요가 줄어든 데다 방학 기간까지 겹쳐 학생 손님들도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택가가 밀집해 비교적 오후 시간대에 고객이 많은 일부 매장에선 주문량이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4시 주문량(영수증 수 기준) 집계 결과 한 주 전 같은 시간대보다 7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측은 행사 시간대를 오후로 잡은 것에 대해 직원들의 업무 강도와 매장 내 혼선을 방지하고자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안전 문제가 발생하거나 과도하게 긴 대기 시간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행사 시간을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오후 2~5시로 결정했다”며 “비교적 제조방식이 단순한 아메리카노를 대상으로 행사가 진행돼 주문에 빠르게 대응한 점도 매장 혼잡도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영상=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