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연고·근무지·고향 등 거론하며 중원 당심 구애

"죽겄슈, 한표 줘유" "명예시민"…與당권주자 충청 표몰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은 21일 대전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저마다 충청 지역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치열한 당심잡기 경쟁을 벌였다.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가족의 연고, 근무지, 고향 등을 거론하거나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김기현 후보는 대전 세종 충청을 뜻하는 의미로 '대세 충청'이라는 조어로 입을 열었다.

김 후보는 "김좌진 장군, 윤봉길 의사, 유관순 열사, 신채호 선생님이 태어나셨고 이순신 장군도 충남 아산에서 성장하셨다"며 "충청은 충절과 절개의 고장"이라고 치켜세웠다.

김 후보는 "충청도 하면 진심과 뚝심 아니겠나"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 출신이지만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충남 논산·공주)에 따라 대선 당시 '충청의 아들', '충청대망론'을 띄웠다.

안철수 후보는 자신을 2011년부터 '대전시 명예시민'이라고 소개했다.

안 후보는 "첫 직장이 천안 단국대 의대였고, 안랩 창업 후 다시 돌아온 대학도 대전 카이스트였다"며 "주민등록도 대전으로 옮겨 전민동 옆 원촌동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중원을 지배하는 자가 한반도를 지배했다.

수도권과 충청은 총선의 핵심 격전지"라며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황교안 후보는 "청주에서 초임 검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두 번째는 홍성에서 했다"며 "국무총리 때 세종·충청·새만금의 서해안벨트 조성을 위해 애썼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죽겄슈, 한표 줘유" "명예시민"…與당권주자 충청 표몰이
최고위원 후보들도 충청 당심 구애에 총력전을 폈다.

대구 출신으로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서 3선 의원을 지낸 김재원 후보는 연설 말미에 "아이고, 죽겄슈. 그냥 살려주슈. 저 김재원이한테 한 표 주슈. 한 표 줘유"라며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했다.

정미경 후보는 "5살 연하 대학교 후배와 결혼하면서 인생에 행복이 왔는데, 제게 행복을 준 남자는 충남 청양이 고향이고 이곳 대전에서 충남고를 나온 충청도 남자"라고 말했다.

허은아 후보는 "저는 충북의 딸이고 충남의 며느리"라며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충청인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드리겠다.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 시어머니와 시아버지의 마음으로 충청이 발전할 수 있도록 행동하겠다"고 했다.

조수진 후보는 "제 아버지는 공주 사범대에서 공부하고 교단에 섰다.

제 남편은 카이스트에서 공부하고 지금도 대덕연구단지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등 '충청 브라더스'는 제게 친정 오라버니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회는 각 후보를 응원하는 지지자들로 달아올랐다.

친윤(친윤석열)계 전폭적 지지를 받는 김기현 후보의 연설 시작 전 지지자들은 북과 꽹과리, 부부젤라 등을 이용해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황교안 후보가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연설 도중 거론하자, 김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황교안 후보의 연설 중엔 일부 북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