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은행 권총강도 살인 주범 무기징역에 검찰 항소

사건 발생 21년 만에 검거된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주범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자 검찰이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대전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석규)는 21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승만(53)·이정학(52) 사건에 대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피고인들은 치밀한 계획을 세워 경찰관의 권총을 빼앗은 뒤 대낮에 현금을 운반하던 은행 직원을 권총으로 살해하고 3억 원을 강탈했다"며 "범행 과정이나 결과가 엄중함에도 피해로부터 회복은 물론 반성마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구형과 같이 이승만은 사형, 이정학은 무기징역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고인들은 현재까지 항소하지 않았다.

이승만과 이정학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차를 승용차로 가로막은 뒤 은행 출납과장 김모(당시 45세) 씨를 38구경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이 사용한 총기는 범행 두 달 전인 10월 15일 0시께 대덕구 송촌동 일대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뒤 빼앗은 것이었다.

이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아있었으나,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차 안에서 발견된 마스크와 손수건의 유전자(DNA) 정보를 충북지역 불법 게임장에서 나온 DNA와 대조해 사건 발생 7천553일 만인 지난해 8월 25일 두 사람을 검거했다.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이승만과 이정학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승만은 살상력이 높은 권총으로 피해자를 직접 겨냥해 조준사격을 했음에도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공범의 범행으로 돌리는 등 개전의 정이 없다"고 판시했다.

공범 이정학에 대해서는 "이승만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한 점, 이정학의 자백으로 장기 미제 사건의 경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