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키이우 시내 걷는데 공습경보 사이렌…하늘엔 美 정찰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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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궁 회담→대성당→추모벽 헌화→미대사관 방문까지 꽉찬 5시간
우크라 국기색 넥타이 매고 젤렌스키 포옹…방명록엔 '우크라에 영광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예고 없이 방문해 5시간 남짓 꽉 채운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방문은 말 그대로 깜짝 방문이었다.
로이터·AP 통신 보도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전날까지도 폴란드 방문에 나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일정 도중 키이우를 찾을 가능성을 부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들어왔다는 소식은 현지 신문인 노보스티 돈바스를 통해 알려졌다.
키이우 도심 내 미국 대사관 부근과 중앙역을 연결하는 도로 등이 통제되고 미국 측 소유로 보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이 통제된 도로를 따라 주행하는 영상이 시민들 사이에서 공유되자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도한 것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8시께 바이든 대통령은 열차로 키이우에 도착해 통제된 도로를 따라 차량으로 이동했으며 8시 30분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 궁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의 영접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21일 미국을 깜짝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따뜻한 환영을 받았던 장면이 2개월 만에 장소와 주객만 바뀐 채 재연됐다.
부통령 시절인 2017년 1월 키이우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키이우에 다시 오니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방명록에 "자유를 사랑하는 국민들과 연대와 우정을 나누기 위해 온 키이우에서 환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당신의 용기와 리더십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면서 우크라이나어로 "슬라바 우크라이나(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썼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시키는 파란색과 노란색이 사선으로 섞인 넥타이를 매고 짙은 남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와 줘서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당신을 만난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면서 악수를 했다.
두 정상은 마린스키궁에서 회담을 한 뒤 오전 10시 50분께 취재진 앞에 나란히 섰고, 바이든 대통령은 5억 달러(약 6천500억여원)에 이르는 추가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에 감사를 표했고, 두 정상은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작년 2월 24일 밤에 했던 통화를 회고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항공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 뜨고 탱크가 국경을 넘고 있었다.
당신은 주변에서 폭발음이 들린다고 했다.
난 그걸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우리가 언제 다시 대화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1년 전 그 캄캄한 밤 사실상 세계는 키이우의 함락을, 어쩌면 우크라이나의 종말을 대비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두 정상은 오전 11시 20분께 경호 인력이 통제하는 길을 따라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 성 미카엘 대성당까지 함께 걸었다.
이 성당은, 건물 앞 광장에 파괴된 러시아 탱크가 전시된 곳으로 키이우를 찾는 해외 고위 인사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들이 성당에 들어갔다가 나오자 돌연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는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이 우려될 경우 공습 사이렌이 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전쟁이 '현재 진행형'인 곳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체감했을 만한 순간이다.
이날 실제 미사일 등을 이용한 공습은 발생하지 않았다.
미군은 바이든 대통령이 키이우를 방문하는 동안 E-3 센트리 조기경보기와 RC-135W 리벳조인트 정찰기를 폴란드 영공에 띄워 주변 상공을 감시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두 정상은 공습경보가 울렸음에도 인근 전사자 추모의 벽으로 함께 갔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과 교전 끝에 숨진 전사자들의 사진이 붙어 있는 벽 앞에 헌화하고 잠시 묵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라에 목숨을 바친 병사들에게 경의를 표해준 바이든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표시했고,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가운데 둘은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지막 일정으로 낮 12시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을 방문했고, 공습경보는 대사관 일정을 마친 뒤 오후 1시 7분께 해제됐다.
/연합뉴스
우크라 국기색 넥타이 매고 젤렌스키 포옹…방명록엔 '우크라에 영광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예고 없이 방문해 5시간 남짓 꽉 채운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방문은 말 그대로 깜짝 방문이었다.
로이터·AP 통신 보도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전날까지도 폴란드 방문에 나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일정 도중 키이우를 찾을 가능성을 부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들어왔다는 소식은 현지 신문인 노보스티 돈바스를 통해 알려졌다.
키이우 도심 내 미국 대사관 부근과 중앙역을 연결하는 도로 등이 통제되고 미국 측 소유로 보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이 통제된 도로를 따라 주행하는 영상이 시민들 사이에서 공유되자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도한 것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8시께 바이든 대통령은 열차로 키이우에 도착해 통제된 도로를 따라 차량으로 이동했으며 8시 30분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 궁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의 영접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21일 미국을 깜짝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따뜻한 환영을 받았던 장면이 2개월 만에 장소와 주객만 바뀐 채 재연됐다.
부통령 시절인 2017년 1월 키이우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키이우에 다시 오니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방명록에 "자유를 사랑하는 국민들과 연대와 우정을 나누기 위해 온 키이우에서 환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당신의 용기와 리더십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면서 우크라이나어로 "슬라바 우크라이나(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썼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시키는 파란색과 노란색이 사선으로 섞인 넥타이를 매고 짙은 남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와 줘서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당신을 만난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면서 악수를 했다.
두 정상은 마린스키궁에서 회담을 한 뒤 오전 10시 50분께 취재진 앞에 나란히 섰고, 바이든 대통령은 5억 달러(약 6천500억여원)에 이르는 추가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에 감사를 표했고, 두 정상은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작년 2월 24일 밤에 했던 통화를 회고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항공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 뜨고 탱크가 국경을 넘고 있었다.
당신은 주변에서 폭발음이 들린다고 했다.
난 그걸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우리가 언제 다시 대화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1년 전 그 캄캄한 밤 사실상 세계는 키이우의 함락을, 어쩌면 우크라이나의 종말을 대비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두 정상은 오전 11시 20분께 경호 인력이 통제하는 길을 따라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 성 미카엘 대성당까지 함께 걸었다.
이 성당은, 건물 앞 광장에 파괴된 러시아 탱크가 전시된 곳으로 키이우를 찾는 해외 고위 인사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들이 성당에 들어갔다가 나오자 돌연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는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이 우려될 경우 공습 사이렌이 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전쟁이 '현재 진행형'인 곳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체감했을 만한 순간이다.
이날 실제 미사일 등을 이용한 공습은 발생하지 않았다.
미군은 바이든 대통령이 키이우를 방문하는 동안 E-3 센트리 조기경보기와 RC-135W 리벳조인트 정찰기를 폴란드 영공에 띄워 주변 상공을 감시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두 정상은 공습경보가 울렸음에도 인근 전사자 추모의 벽으로 함께 갔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과 교전 끝에 숨진 전사자들의 사진이 붙어 있는 벽 앞에 헌화하고 잠시 묵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라에 목숨을 바친 병사들에게 경의를 표해준 바이든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표시했고,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가운데 둘은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지막 일정으로 낮 12시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을 방문했고, 공습경보는 대사관 일정을 마친 뒤 오후 1시 7분께 해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