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관련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지원하는 범국민위원회가 출범했다.

제주4·3 기록물 세계유산 등재 지원 범국민위원회 출범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4·3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출범식은 고(故) 진아영 할머니 생전 영상 상영, 허영선 시인의 '무명천 할머니' 시 낭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진아영 할머니는 제주4·3 당시인 1949년 1월 군경이 쏜 총에 턱을 잃은 이후 후유장애를 앓다 2004년 모진 세상을 떠났다.

생전에 아픈 턱을 무명천으로 감싸고 살아와 '무명천 할머니'로 불리며 4·3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출범식에서는 또 4·3 희생자 고 문순현(1925년생)씨의 딸 혜형씨가 유족 사연을 낭독했다.

문순현씨는 4·3 당시 억울하게 끌려가 옥살이를 했다.

그가 수형소에서 아내에게 쓴 엽서는 이번에 기록물로 등재 추진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공동선언문에서 "우리의 당당한 역사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올려 세계가 인정하는 과거사 해결의 모범사례이자 어떤 비극이 있더라도 평화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세계적인 상징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주4·3 기록물 세계유산 등재 지원 범국민위원회 출범
4·3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은 공공기관 생산기록, 군·사법기관 재판기록, 미국 생산기록 등 4·3 당시 기록과 4·3 희생자 심의·결정 기록, 도의회 조사기록, 피해자 증언, 진상규명 운동 기록, 화해·상생 기록 등 4·3 이후 기록을 포함해 모두 3만여 건이다.

도는 4·3 기록물이 냉전과 분단 정세 속에 국가폭력으로 인한 집단 희생의 아픈 기억이자, 과거사 해결 사례의 기록물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유네스코는 세계적으로 가치가 있는 기록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그 활용을 진흥하기 위해 1992년부터 세계기록유산을 지정해 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