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실내 시즌 트랙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
펨키 볼, 실내육상 여자 400m 세계기록 41년 만에 경신…49초26
2023년 초 실내육상 시즌 트랙 종목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펨키 볼(23·네덜란드)이다.

볼은 20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아펠도른에서 열린 네덜란드 실내육상선수권대회 여자 400m 결선에서 49초26으로 우승했다.

이날 볼이 작성한 49초26은 자밀라 크라토츠빌로바가 1982년 체코슬로바키아 국적으로 세운 49초59를 0.33초 넘어선 세계신기록이다.

무려 41년 만에 새로운 기록이 탄생했다.

볼은 2월 11일 프랑스 메스 인도어 미팅에서 세운 종전 개인 최고 기록 49초96을 0.7초나 당겼고, 세계 기록을 바꿔놨다.

경기 뒤 볼은 세계육상연맹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늘 기록을 경신하길 바라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다.

오늘 내 개인 기록을 넘어서며 세계 기록까지 작성해 정말 기쁘다"며 "오늘 정말 많은 관중이 경기장에 오셨다.

팬들의 함성을 듣고 내가 기록을 세웠다는 걸 알았다.

팬들 덕에 더 힘을 냈다"고 말했다.

볼은 2월 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인도어 그랑프리 여자 500m 경기에서도 1분05초63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보름 사이에 두 개 종목에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할 정도로 올 시즌 볼의 위세가 대단하다.

볼은 2023년 치른 5개의 결선(400m 3차례, 200m와 500m 각 1차례)에서 모두 우승했다.

펨키 볼, 실내육상 여자 400m 세계기록 41년 만에 경신…49초26
볼의 주 종목은 400m 허들이다.

이 종목에서 볼은 2021년 도쿄올림픽 3위,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 2위에 올랐다.

여자 400m 허들에는 '역대 최고 선수' 시드니 매클로플린(24·미국)이 버티고 있다.

매클로플린은 도쿄올림픽·유진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400m에도 능한 볼은 '400m 허들과 400m 병행'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유럽선수권과 올림픽, 세계선수권에서 유례가 없는 여자 400m와 400m 허들 동시 석권에 성공한 뒤 1,600m 계주에서도 우승했다.

400m 현역 최고 선수 쇼네 밀러-위보(29·바하마)가 올해 출산 예정이어서, 400m에서 볼의 위상이 더 높아졌다.

볼은 당분간 400m, 400m 허들 경기를 번갈아 가며 치른 뒤 2023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두 종목을 병행하거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더 큰 종목을 택할 계획이다.

유럽 육상 팬들과 관계자들은 볼이 400m 허들에서 매클로플린의 독주 체제를 깨뜨리고 21세기 들어 바하마와 미국이 주도한 400m의 판도를 바꿔놓길 기대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