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리튬 채굴업체인 ‘시그마 리튬’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달 제너럴모터스(GM)가 리튬 업체 지분을 인수한 가운데 전기차 업체 간 리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리튬 확보를 위해 시그마 리튬의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그마 리튬은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오는 4월 가동을 목표로 브라질 내 리튬 광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업체는 브라질 공장 가동 시 내년 연간 10만4000톤 규모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생산량의 3배 수준이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 일본 미쓰이물산과도 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인수설에 17일 나스닥시장의 시간외거래에서 시그마 리튬의 주가는 전일 대비 24.32% 오른 36.65달러를 기록했다. 테슬라와 시그마 리튬은 모두 이번 인수설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테슬라의 리튬 업체 인수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스위스 리튬 업체인 글렌코어의 지분 인수설이 나왔지만 실제 합의가 성사되진 않았다. 당시 글렌코어가 미성년자를 광부로 채용하거나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등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문제가 인수에 장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4월 “리튬 가격이 미친 수준으로 올랐다”며 “비용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테슬라가 대규모 채굴·정제 사업에 직접 나서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리튬 국제 가격은 2020년 9~11월 톤당 3만9000위안 수준이었지만 공급난 심화로 지난해 11월 59만위안을 웃돌며 15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달 가격은 47만위안대로 다소 내려앉았다.

다른 전기차 업체들도 리튬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GM은 캐나다 광산업체인 리튬아메리카스에 6억5000만달러(약 8500억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투자로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리튬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6월엔 포드가 라이언타운과 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18일 자동차 전문매체인 오토에볼루션은 “(전기차 업체들의)생산 확대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면세 조치가 차량 업체들의 리튬 확보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