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한국과 네덜란드 정부가 공동 주최한 군사용 인공지능(AI) 관련 첫 장관급 국제회의에서 "AI가 군사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장관은 이날 헤이그 월드포럼에서 '군사적 영역에서의 책임 있는 인공지능에 관한 장관급 회의'(REAIM 2023) 폐막식에서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우리는 너무 늦기 전에 준비하고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시아의 인공지능 선도국가 한국은 이 주제에 대한 의미 있는 대화를 촉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는 또한 자유, 연대, 인권을 증진하는 디지털 질서 확립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우선순위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특히 핵·미사일 위협을 포함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이라는 실질적인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에게 있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내년엔 REAIM 행사가 한국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금년말 한국이 주최 예정인 연례 세계신안보포럼에서 인공지능이 세계 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자 한다"며 "더욱 중요하게는 한국이 네덜란드와 협력해 제2차 REAIM 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할 계획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한-네덜란드 정상 합의에 따라 양국 정부가 공동 주최한 REAIM 회의는 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사용이라는 주제를 다룬 첫 국제회의다.
이틀 일정으로 진행돼 이날 막을 내린 회의에서는 80여 개국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 국제기구 관계자 등 2천명이 참가했다.
마지막 날에는 한국을 비롯한 60여 개국이 서명에 동참한 '공동 행동 촉구서'(call to action)가 발표됐다.
박 장관은 "금번 REAIM 회의는 이러한 잠재적 위험과 책임 있는 인공지능의 개발 및 사용의 중요성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제고하는 중요한 계기였다"며 "삶에 대한 AI의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어떤 국가도 우리가 직면한 현재의 도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데 대해 모두가 동의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