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비잔티움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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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사랑한 음악·공생을 향하여
▲ 비잔티움의 역사 = 디오니시오스 스타타코풀로스 지음. 최하늘 옮김.
에드워드 기번이 쓴 '로마제국의 쇠망사'는 쇠락해가는 제국의 운명을 드라마틱하게 그린 걸작이다.
쇠락의 끝머리에서 부흥을 꾀하는 군인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와 막시미아누스, 콘스탄티우스 클로루스, 갈레루스가 등장해 세력 균형을 이루는 이른바 '사두정' 시대에 대한 묘사는 그중 절창이라 할만하다.
각 인물이 겪는 인생의 풍파는 셰익스피어 비극의 등장인물 못지않다.
이들의 뒤를 계승한 이가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다.
그는 수도를 로마에서 콘스탄티노플로 이전했고, 이로 인해 로마는 결국 둘로 쪼개지며 서서히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서로마는 게르만의 침공으로 얼마 버티지 못했지만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제국의 수도로 선언한 콘스탄티노플은 동로마제국, 즉 비잔티움의 수도로 1천 년 동안 로마 문명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리스 출신 역사학자인 저자는 건조하게 비잔티움의 1천 년사를 풀어낸다.
그에게는 기번다운 번득임도, 시오노 나나미 같은 오밀조밀한 이야기 구성력도 없지만 묵직하게 비잔티움의 오랜 역사를 살핀다.
저자는 비잔티움 제국의 유산을 교회와 성벽으로 본다.
특히 성벽은 "이 제국과 사람들이 그저 기도만 하며 지내지는 않았다는 사실과 그 역사를 말해준다"며 의미를 부여한다.
저자는 제국의 방대한 역사를 연대순으로 친절하게 전개한다.
풍부한 사료와 기록을 바탕으로 한 많은 역사 속 인물들에 관한 다채로운 해석을 담았다.
정치·종교·경제·사회·문화의 생생한 풍경도 전한다.
더숲. 410쪽.
▲ 수학이 사랑한 음악 = 니키타 브라긴스키 지음. 박은지 옮김.
바흐라는 이름은 독일어로 '시냇물'을 의미하지만, 그의 음악은 바다처럼 드넓다는 말이 있다.
바흐의 음악에서 무수한 영감을 받았던 베토벤이 한 말이다.
바흐 음악의 특징은 굉장히 규칙적이라는 것이다.
형식에 얽매인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으면 그의 음악만큼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음악도 드물다.
어쩌면 자연 속에는 규칙성이 숨어 있는지 모른다.
잎사귀, 식물의 열매 등의 배열에서 피보나치수열이 관찰되는 건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
바흐의 음악이 수학적이라면 그가 영향을 받았던 비발디 등 선배들의 음악도 수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학이 사랑한 음악'이 시작하는 건 여기서부터다.
음악학자이자 기술사학자인 저자는 음악이라는 영역에서 수학이 어떻게 사용되기 시작했고, 오늘날에는 어디까지 와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생각지도. 256쪽.
▲ 공생을 향하여 = 다나카 히로시·나카무라 일성 지음. 길윤형 옮김.
실천적 지식인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는 자이니치(在日) 인권투쟁에 평생 몸을 바쳤다.
피폭 치료를 위해 일본에 밀항한 뒤 치료받을 권리를 주장하며 일본 사회를 상대로 법정 투쟁에 나선 손진두의 싸움을 시작으로, 박종석의 히타치 취업 차별 재판, 1980년대 지문날인 거부 운동, 전후 보상 운동 등 자이니치 인권 운동에 헌신했다.
다나카 교수와 저널리스트 나카무라 일성은 책에서 조선학교 재판, 외국인 참정권 등 일본 내 자이니치 인권 운동과 관련한 16가지 사건을 소개하며 보편적 인권인 평등의 중요성과 공생의 가치를 역설한다.
생각의힘. 380쪽.
/연합뉴스
![[신간] 비잔티움의 역사](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AKR20230217001700005_01_i_P4.jpg)
에드워드 기번이 쓴 '로마제국의 쇠망사'는 쇠락해가는 제국의 운명을 드라마틱하게 그린 걸작이다.
쇠락의 끝머리에서 부흥을 꾀하는 군인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와 막시미아누스, 콘스탄티우스 클로루스, 갈레루스가 등장해 세력 균형을 이루는 이른바 '사두정' 시대에 대한 묘사는 그중 절창이라 할만하다.
각 인물이 겪는 인생의 풍파는 셰익스피어 비극의 등장인물 못지않다.
이들의 뒤를 계승한 이가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다.
그는 수도를 로마에서 콘스탄티노플로 이전했고, 이로 인해 로마는 결국 둘로 쪼개지며 서서히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서로마는 게르만의 침공으로 얼마 버티지 못했지만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제국의 수도로 선언한 콘스탄티노플은 동로마제국, 즉 비잔티움의 수도로 1천 년 동안 로마 문명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리스 출신 역사학자인 저자는 건조하게 비잔티움의 1천 년사를 풀어낸다.
그에게는 기번다운 번득임도, 시오노 나나미 같은 오밀조밀한 이야기 구성력도 없지만 묵직하게 비잔티움의 오랜 역사를 살핀다.
저자는 비잔티움 제국의 유산을 교회와 성벽으로 본다.
특히 성벽은 "이 제국과 사람들이 그저 기도만 하며 지내지는 않았다는 사실과 그 역사를 말해준다"며 의미를 부여한다.
저자는 제국의 방대한 역사를 연대순으로 친절하게 전개한다.
풍부한 사료와 기록을 바탕으로 한 많은 역사 속 인물들에 관한 다채로운 해석을 담았다.
정치·종교·경제·사회·문화의 생생한 풍경도 전한다.
더숲. 410쪽.
![[신간] 비잔티움의 역사](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AKR20230217001700005_04_i_P4.jpg)
바흐라는 이름은 독일어로 '시냇물'을 의미하지만, 그의 음악은 바다처럼 드넓다는 말이 있다.
바흐의 음악에서 무수한 영감을 받았던 베토벤이 한 말이다.
바흐 음악의 특징은 굉장히 규칙적이라는 것이다.
형식에 얽매인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으면 그의 음악만큼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음악도 드물다.
어쩌면 자연 속에는 규칙성이 숨어 있는지 모른다.
잎사귀, 식물의 열매 등의 배열에서 피보나치수열이 관찰되는 건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
바흐의 음악이 수학적이라면 그가 영향을 받았던 비발디 등 선배들의 음악도 수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학이 사랑한 음악'이 시작하는 건 여기서부터다.
음악학자이자 기술사학자인 저자는 음악이라는 영역에서 수학이 어떻게 사용되기 시작했고, 오늘날에는 어디까지 와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생각지도. 256쪽.
![[신간] 비잔티움의 역사](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AKR20230217001700005_02_i_P4.jpg)
실천적 지식인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는 자이니치(在日) 인권투쟁에 평생 몸을 바쳤다.
피폭 치료를 위해 일본에 밀항한 뒤 치료받을 권리를 주장하며 일본 사회를 상대로 법정 투쟁에 나선 손진두의 싸움을 시작으로, 박종석의 히타치 취업 차별 재판, 1980년대 지문날인 거부 운동, 전후 보상 운동 등 자이니치 인권 운동에 헌신했다.
다나카 교수와 저널리스트 나카무라 일성은 책에서 조선학교 재판, 외국인 참정권 등 일본 내 자이니치 인권 운동과 관련한 16가지 사건을 소개하며 보편적 인권인 평등의 중요성과 공생의 가치를 역설한다.
생각의힘. 380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