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 대응 실패"…광주시의회, 단수 사태 원인 추궁

강기정 시장 "매뉴얼 지키지 않은 점 공감, 시민께 죄송"

광주시의회가 16일 수돗물 공급 중단 사태와 관련 긴급 현안 질문을 열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안 질문에는 최지현(더불어민주당·광산1), 이명노(민주당·서구3)의원이 나서 단수 사태 발생 당시 광주시의 초동 대응 문제점과 사고 원인을 추궁하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상황실 근무자의 초동 대처가 늦어진 이유와 시간대별 조치 상황, 사고 대처 매뉴얼 이행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최 의원은 "사고 수습의 기본은 초동 대응이 관건으로 빠른 인지와 정확한 원인 판단, 이에 따른 수습 대처가 중요하다"며 "처음엔 통신 오류로 판단했다가 밸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2시간 30분이나 지나서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이후 광주시가 현장에서 곧바로 위기 평가 회의를 열지 않는 등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매뉴얼 상 사고가 나면 자체 위기 평가회의를 하고 현장에서 단톡방을 개설하게 돼 있는데 밤 11시에야 1차 상황 판단 회의가 열렸다"며 "광주시는 지키지도 않을 매뉴얼을 만들었고, 어떠한 현장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상수도 사업본부의 간부급 공무원 19명 가운데 정년퇴직 예정자가 11명이고, 정원 418명 가운데 기술직이 절반도 되지 않는 등 인사에 문제가 있다"며 기술직 전문인력을 재배치할 의향은 있는지 물었다.

이정삼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장은 이에 대해 "과거 정수장에서 통신 오류가 발생한 적이 있어 처음 사고를 인지했을 때 통신 오류로 판단했던 것 같다"며 "자문단을 구성해 우회 관로가 필요한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답변에 나선 강기정 시장도 "위기 평가회의가 1차 상황 판단회의로 열리는 등 매뉴얼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매뉴얼을 잘 인지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사 문제에 대해선 "상수도사업본부 직원 288명 가운데 기술직과 연구사는 145명으로 기술직의 비율이 67%로 높은 편이다"며 "퇴직 예정자를 일괄해서 상수도사업본부에 배치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우회관로 설치에 대해선 "비용이 만만치 않아 작동 여부를 잘 점검하고 교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강 시장은 "시민들께 많은 실망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송구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재차 사과했다.

지난 12일 오전 3시30분 광주 남구 덕남정수장에서 정수한 물을 배수지로 내보내는 유출 밸브가 고장나 정수지 물이 넘쳐흐르며 5만7천t가량의 수돗물이 허비됐다.

단수 사고로 2만8천576세대가 피해를 봤으며, 광주시는 수도 요금을 일괄 감면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