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국회 넘어 투명국회" "'다수당 독재프레임' 씌우려는 것"
잇단 '본회의 직회부'에 법사위서 충돌…여야, 고성에 옥신각신
여야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상임위원회의 법안 본회의 직회부와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놓고 팽팽히 맞섰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 개의 후 법안심사와 법무부 등의 업무보고를 시작도 못한 채 약 40분간 릴레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며 옥신각신했다.

여야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 도중 "대통령 하는 짓이 지금 독재하고 있다"(민주당 김남국 의원), "김남국 의원은 손가락질 받을 만 하다"(국민의힘 장동혁 의원), "어디서 손가락질하나"(민주당 최강욱 의원), "최강욱 의원님은 본인을 돌아보라"(김도읍 위원장) 등 발언을 주고받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여당과 협의 없이 상임위원회의 법안을 곧바로 본회의에 직회부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과 간호법 제정안(보건복지위) 등을 예로 들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법사위 제2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던 양곡관리법을 국민의힘 반대에도 국회 본회의에 부의했다.

간호법 제정안 역시 지난 9일 보건복지위에서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잇단 '본회의 직회부'에 법사위서 충돌…여야, 고성에 옥신각신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쟁점이 있는 법안은 숫자의 힘으로 무조건 밀어붙인다면 법사위가 왜 필요한지 의문을 갖게 된다"며 "식물국회를 넘어 '투명 국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혜 의원은 "국회는 법을 찍어내는 곳이 아니다.

양곡관리법의 경우 부작용에 대해 법사위에서 적정한 심의가 되지 않았다"며 "보건복지위에서 본회의로 직회부된 법안들의 경우, 마치 환자의 수술도 마치지 않았는데 환자를 집으로 돌려보낸 것과 마찬가지로 비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민주주의의 원칙은 반쪽이고, 나머지 반쪽은 소수에 대한 존중"이라며 "민주당이 언제까지 여당을 하고 169석을 차지할 것 같나.

소수가 됐을 때 어떻게 하시려고 이렇게 소수를 무시하나"라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달 16일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양곡관리법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 직권으로 상정, 법안심사제2소위로 회부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 양곡관리법은 이미 농해수위에서 본회의 직회부가 결정된 상황이었지만, 국민의힘이 법사위에 묶어두기 위해 전체회의에 법안을 상정하고, 2소위로 회부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여야가 왜 법사위의 권한을 줄이고 체계·자구 심사에 주력하자는 법안에 합의했나"라며 "법사위가 월권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 의원은 보건복지위에서 직회부 된 간호법 제정안 등에 대해서도 "보건복지위에서 민주당 의원들 뿐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 세 분도 동조를 해주셔서 직회부 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는 것은 '다수당의 독재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