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앞둔 與, 당정일체론 이어 '대통령 명예대표 추대론'까지

친윤 이철규, 명예대표론에 "가능한 얘기"…김행 "책임정치 하겠다는것"
비윤 "대통령 공천개입 속내" "여당을 용산출장소로 만들거냐"

국민의힘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가 연일 '당정일체론'을 띄우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과 정부가 더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를 위한 방안으로 윤 대통령의 '명예 당 대표 추대론'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에 비윤(비윤석열)계는 "당을 용산 출장소로 만들 거냐", "대통령의 총선 공천 개입 속내" 등으로 반발하고 있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정 관계'가 새로운 당내 갈등 이슈로 커지는 모습이다.

김행 비대위원은 15일 BBS 라디오에서 "당과 정부가 어떻게 완벽하게 분리가 될 수 있겠나"라며 "당과 정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여권 일각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명예 대표'를 맡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과 당이) 보다 더 밀접하게 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책임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힘을 실었다.

정미경 최고위원 후보도 S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정일체론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며 "당정 일체가 안 되면 일단 집안 내부 분열이 너무 심해진다"고 거들었다.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이날 친윤계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 세미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명예 대표론'에 대해 "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선 때 대선 후보와 당 대표가 분리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당정 분리론이 나왔던 것"이라며 "집권 여당이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낸다면 집권당이라고 말할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비윤계는 즉각 반발했다.

당권 주자인 천하람 후보는 KBS 라디오에서 "명예 당 대표 이런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입법부는 행정부와 협력하는 것도 있지만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도 있다.

여당을 용산 출장소로 만들 거냐"고 비판했다.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도 페이스북에 "'당정일체'를 외치는 분들의 속내는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총선 공천 개입'을 바라는 것 아닌가"라며 "권력에 아첨하고자 민주주의의 기본가치마저 팔아먹는군요"라고 비난했다.

당 지도부 내에서는 '윤 대통령 명예 대표론' 등을 두고 다소 온도 차가 감지됐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명예 대표 추대론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서도 "집권여당과 대통령실은 유기적인 협력체계가 작동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고위 당정협의회를 언급, "책임을 진 여권으로서 충실히 일을 다 하기 위해 하는 것으로, 그런 측면에서라면 당정 분리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면서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도 집권여당으로서 정부를 충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을 당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는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당원들의 뜻을 모아서 결정할 일"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어 "당정 관계는 협력도 하면서 약간의 건강한 긴장 관계도 유지해야 하는 관계"라며 "긴장 관계만 유지해서는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너무 일치되면 건강한 비판 기능이 없어질 수 있다.

모든 것은 중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