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의 밸런타인데이 기념벽화가 공개됐다.

이번 작품은 밸런타인데이라는 낭만적 분위기와 달리 그림 속 여성의 얼굴이 구타당한 듯한 모습이어서 특히 관심을 끈다.

14일(현지시간)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영국 마게이트의 벽화가 자기 작품 '밸런타인데이 마스카라'라고 확인했다.

전날 밤 제작된 이 벽화는 한쪽 눈이 붓고 이가 빠진 채 웃는 1950년대 가정주부가 냉장고에 한 남성을 가두는 듯한 모습이 그려졌다.

뱅크시는 SNS에 자기 작품이라고 확인하면서 등장 여성의 얼굴만 확대한 사진을 함께 올렸고, 이 때문에 댓글에는 이 그림이 여성 대상 가정폭력을 다룬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작품은 낭만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과는 달리 가정폭력이라는 주제를 던졌다는 점에서 주목받았고, 뱅크시 발표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구청에서 냉장고를 치워버리면서 더 화제가 됐다.

한 지역 주민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오쯤 길에 있던 물품들이 트럭으로 제거됐다"면서 "전엔 쓰레기가 방치돼 있는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더니 예술작품이 되자 빠르게 치워버렸다"고 말했다.

한편, 구청 측은 "안전해지면 돌려둘 것"이라며 "부지 소유자를 접촉해서 작품 보전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