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졸업 학교 나중에 교육부 정규 고교로 인정 못 받아
2년제 대전시립고서 주경야독…건양사이버대 진학 예정
학력 취소 김인식 대전사회서비스원장 46년 만에 다시 고교 졸업
과거 졸업한 학교가 정규 고등학교로 인정 안 돼 고교 졸업과 대학·대학원 학력을 모두 취소당했던 김인식(67) 대전사회서비스원 원장이 46년만에 고교 졸업장을 받는다.

14일 대전시립중·고에 따르면 2021년 고교 야간과정에 입학한 김 원장이 2년간의 주경야독을 마치고 오는 17일 졸업한다.

원래 그는 고교에 이어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았지만, 2019년 모두 무효 처리됐다.

김 원장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졸업 후 1974∼1977년 일반고가 아닌 광명실업전수학교를 다녔다.

2005년에는 주성대(현 충북보건과학대) 청소년문화복지과에 입학했고, 2007년 졸업했다.

2009년에는 충남대 대학원에 입학해 석사학위도 받았다.

하지만 1985년 폐교된 광명실업전수학교 졸업장이 발목을 잡았다.

대전시의원으로 활동하던 2019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질의에 따라 유권해석에 들어간 교육부가 정규 고교 과정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원장의 최종학력은 별안간 중졸이 됐다.

당시 그는 "광명실업전수학교가 고교 학력을 인정받는 기관인 것으로 수십 년간 믿어왔고, 증빙 자료를 발급받아 당시 대학에 정상적으로 입학했다"며 "허위학력도 아닌데 학력을 모두 취소당했다"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지금은 "배울 기회를 다시 가진 데 대해 감사함을 느꼈다"며 "학교에 다시 다니면서 기회의 불평등으로 평생 배우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며 그림자처럼 지내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경험했는데, 저의 도전이 그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뿌듯해했다.

고교 과정을 밟던 지난해 11월 16일 대전사회서비스원장에 취임하기도 한 김 원장은 건양사이버대 노인복지학과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번에 대전시립중·고 고교과정을 졸업하는 110명 중 93명은 대입 전형에 합격했다.

중학교 졸업생 76명 가운데 70명은 고교 과정에 진학할 계획인데, 이 중에는 최고령 졸업생 최모(81) 씨도 포함돼 있다.

최씨는 "고교 야간과정에 진학하는데, 함께 공부한 친구들과 같이 다닐 수 있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시가 운영하는 2년제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인 대전시립중·고는 오는 22일까지 올해 신입생을 모집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