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20주기 기자회견 "대구시·안전문화재단, 역할·책임 다해야"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추모위원회는 참사 20주기를 앞둔 13일 기자회견을 하고 제대로 된 추모사업 추진을 대구시에 촉구했다.

대구지하철참사 유족·추모위 "추모는 참사를 기억하는 것"
추모위원회 관계자 등 30여 명은 이날 대구시청 동인 청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추모사업에 대한 대구시의 책임은 끝나지 않았다"며 "진정한 추모사업은 참사를 제대로 기억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하철 참사에 대한 기록도 제대로 쓰이지 않았다"며 "참사가 발생한 지 6년 만에 조성된 추모공원은 시민 안전 테마파크로, 희생자 192명의 이름이 새겨진 위령탑은 안전 조형물로 불린다.

희생자 32구가 안치된 추모묘역에는 안내판 하나 세워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참사를 기억해야 할 공간이 오히려 참사의 기억을 지우는 공간이 되고 말았다"며 "제대로 된 추모사업이 추진되도록 대구시와 2.18 안전문화재단이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께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에서는 50대 남성이 저지른 방화로 총 12량의 지하철 객차가 불에 타고 192명의 승객이 숨졌다.

올해 참사 20주기를 맞아 추모위원회는 여러 가지 추모 행사를 마련했다.

오는 17일에는 중앙로역에서 전국 재난 참사 유가족 기자회견을,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추모문화제를, 18일에는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추모식을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