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이하 SM) 지분 40%를 인수하면 하이브 기업가치가 1조5천억원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증권업계 분석이 나왔다.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단번에 약 2배로 높이는 증권사도 나타났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내고 "이수만 SM 대주주가 개인적으로 보유한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 매입을 통한 지배주주 순이익 확대와 하이브와의 플랫폼·2차 판권 부문의 시너지를 고려할 때 하이브 지배주주 순이익은 올해 1천억원에서 내년 1천300억원 이상도 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하이브의 SM 지분율 40%를 가정하면 하이브의 기업가치에 1조5천억원 이상이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목표주가는 SM 주주총회 이후 반영할 계획이라면서 "인수 확정 시 목표주가는 종전 21만원 대비 19% 증가한 25만원 내외로 상향할 계획이며, BTS가 완전체로 활동할 2025년 기준으로는 약 35만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인수에 대해 하이브가 SM 계열사인 드림메이커와 SMBM(SM브랜드마케팅·SM의 MD스토어 운영 계열사)의 지분도 매입하기로 한 점, 이수만 대주주가 개인 프로듀싱 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SM에서 받으려고 한 수수료를 하이브와의 이번 합의에선 받지 않기로 한 점을 들어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대부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하이브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점은 팬 플랫폼과 SM의 메타버스 전문 제작사 '스튜디오 광야', 2차 판권 등 3가지"라며 "지적재산(IP)의 가치가 플랫폼의 가치이기에 레이블의 연합은 하이브와 SM 팬 플랫폼 모두에 긍정적이며 SMBM의 지배구조 개선과 하이브의 역량을 통해 SM의 15%에 불과한 2차 판권 매출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이브에 부족한 메타버스 사업은 스튜디오 광야를 통해 진행될 가능성도 있으며, SM이 부족한 아티스트들의 미국 매니지먼트 활동 확대 가능성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목표가를 기존 19만6천원에서 88% 상승한 37만원으로 올리며 가장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안 연구원은 "목표가 상향 근거는 하이브의 이번 SM 지분 취득으로 독보적인 K팝 아티스트 확보에 따른 엔터테인먼트 레이블 기업으로서의 가치가 상승하고, 글로벌 팬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가 확보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로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로는 ▲ 글로벌 최상급 K팝 아티스트 라인업 확장 ▲ 하이브 솔루션(간접매출)·플랫폼 시너지 확대 ▲ K팝 아티스트 글로벌 진출 가속화 ▲ 가치 사슬(밸류 체인) 내재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창출 ▲ IP·사업 공동개발 등 5가지를 꼽았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하이브가 이미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하고 BTS 성공 노하우와 포맷 활용의 효율을 높여가고 있기에 SM과의 결합 시너지는 장밋빛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하이브 목표가를 17만5천원에서 26만5천원으로 대폭 올렸다.
김현용 현대차 연구원도 기존 18만6천원에서 24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반면 10만원 안팎인 SM 목표주가는 대부분 그대로 유지됐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만 음반·콘서트 확대로 실적 호전이 예상된다며 기존 10만5천원에서 12만7천원으로 올렸으나,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내렸다.
증권사들은 SM의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하며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인수 주체가 누가 되든 체질 개선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하이브 인수로 기존 'SM 3.0' 계획이 수정된다고 하더라도 기존 최대주주 경영 참여 제한, 드림메이커·SMBM 지분 매입을 통한 종속·관계기업 정상화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