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상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000 아래로 떨어졌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물동량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해운업계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진 것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이익을 거둬들인 HMM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컨선 운임지수 2년8개월만에 1000선 붕괴…경기침체 여파
12일 업계에 따르면 SCFI는 지난 10일 기준 전주 대비 11.73포인트 내린 995.16을 기록했다. SCFI가 900대로 밀린 건 2020년 6월 19일(988.82) 후 약 2년8개월 만이다.

SCFI는 중국 상하이의 수출 컨테이너 운송시장 15개 항로의 스폿 운임을 종합해 산출한 운임지수다. 글로벌 해상 운임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SCFI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물류대란으로 작년 초 역대 최고치인 5109.60(1월 7일)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고금리·고물가 시대가 열리며 경기 침체 우려가 강해지자 내림세를 지속해 왔다. 해운업계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이례적인 급등세가 진정되는 국면이란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업황 침체의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000선이 무너지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해상운임은 해운사들의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해 1분기까지 여섯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 온 HMM의 실적이 큰 폭으로 고꾸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영업이익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춰잡았다.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조7757억원인데, 올해 컨센서스는 이보다 80% 이상 적은 1조7085억원이다. 경기 침체 기조가 지속되며 당분간 물동량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까지는 해상운임 수준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