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 3D 모델링' 개발한 부부 창업가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는 1000만 크리에이터의 80%가 10대예요. 10대 청소년들이 공부는 하지 않고 3차원(3D) 애셋(자산)을 만들어 돈 버는 게 사회부문 뉴스로 나올 수도 있죠.”

3D 디자인 소프트웨어 ‘엔닷캐드’를 개발한 엔닷라이트의 박진영 대표(오른쪽)가 내다본 머지않은 미래다. 정식 출시 1년여 만에 엔닷캐드에서 만들어진 3D 애셋은 30만 건이 넘고, 전체 이용자의 60%가 10대다.

1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신사옥 1784에서 만난 박 대표는 “자체 개발한 3D 엔진을 활용해 간편하게 고품질 3D 애셋을 만들 수 있는 쉬운 모델링 소프트웨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블록스에서 취약점으로 평가받는 ‘곡면 모델링’을 엔닷캐드로 보완해 로블록스에 3D 애셋을 게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창 시절 공상과학(SF) 영화 ‘쥬라기 공원’에 매료된 그는 특수시각효과(VFX)를 공부하기 위해 2002년 아주대 미디어학부에 입학했다. 손목 이상으로 3D 디자이너의 길을 접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지금의 남편이자 엔닷라이트를 공동 창업한 김선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49기 입사 동기로 만났다.

박 대표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은 것은 3D 프린터였다. 2016년부터 국산 3D 모델링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고가의 엔진을 살 돈이 없어 직접 엔진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8년 3D 모델링 프로토타입이 나왔다.

다음 목표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이다. 네이버 블로그 에디터에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엔닷라이트 소프트웨어가 적용될 예정이다. 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지니버스’에도 3D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