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에서 원삼까지 'L자형 반도체 벨트' 조성…인프라 확충도 '착착'
기초지자체 최초 '반도체 육성 조례' 제정…반도체 산업 위한 조직 신설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품은 경기 용인시가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로 부상하기 위한 채비에 분주하다.

2029년 준공 예정인 기흥구 플랫폼시티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거쳐 처인구 원삼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까지 'L자'형 반도체 벨트를 구상 중인 시는 반도체 민자고속도로 건설, 반도체 고등학교 신설 등 인프라 확충 계획도 차근히 추진하고 있다.

[통통 지역경제] '반도체 생산에서 소부장까지'…반도체 중심도시 용인
◇ 'L자형 반도체 벨트' 조성 추진
민선 8기 이상일 용인시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플랫폼시티에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거쳐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에 이르는 'L자'형 반도체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플랫폼시티가 향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주변에 반도체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이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벨트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벨트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점유율 6위를 차지하는 세메스㈜의 연구개발시설(R&D센터), 세계 3위의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인 램리서치 글로벌 연구개발센터(지곡산단), 중고 반도체 제조 장비 유통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서플러스글로벌(통삼산단), 용인테크노밸리, 제2용인테크노밸리 등에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을 운집시키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용인시는 'L자'형 반도체 벨트가 구축되면 관내에 1천300여개 기업이 입지해 7만3천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벨트의 계획 면적은 642만㎡이며, 시는 민선 8기 중 677만㎡ 규모까지 확장하기 위해 신규개발 산업단지의 입지계획을 세워 집적화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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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인재 양성 등 인프라 확충 잰걸음
반도체 벨트에 있어 필수 조건은 관련 기업들이 물리적으로도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용인시는 민선 8기 중점 사업으로 '민자 반도체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인 경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인접한 반도체 관련 집적 단지까지를 이어 국도·국지도와도 바로 연결되도록 한다는 것이 시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시는 국토교통부에 올해 상반기 중 민자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제안할 방침이다.

반도체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수도권 동남부가 동서로 연결되고, 반도체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반도체 벨트 내 도로망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시는 국지도 57호선(마평~고당) 확장, 경강선 연장 등 반도체 벨트 인근 교통망 확충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반도체 고교' 신설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용인시는 경기도교육청, 용인교육지원청 등과 '마이스터고 지정 신청을 위한 추진단'을 구성해 현 백암고교 운동장 2만1천㎡에 반도체 고교를 신설하고, 이 학교가 교육부로부터 마이스터고로 지정받도록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신설되는 반도체 고교는 반도체 제조, 장비, 케미컬, AI 등 4개 학과, 15학급 300명 규모가 될 전망이다.

교육부의 마이스터고 지정 여부 최종 승인은 오는 7월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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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육성 조례 제정에 조직 신설까지
용인시는 지난해 말 전국 기초 지자체 중 처음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용인시 반도체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는 시가 반도체 기업의 기술개발 및 판로 개척 지원, 집적화 단지 조성, 전문 인력 양성 등과 관련한 각종 사업을 추진할 법적 근거가 됐다.

조례에는 ▲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 ▲ 기술개발·인력양성·집적화단지 조성 등을 위한 지원 방안 ▲ 용인시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위원회 운영 ▲ 산·학·연·관 협력체계 구축 등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시는 민선 8기 들어 단행한 첫 조직개편을 통해 반도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신성장전략국'을 신설했다.

신성장전략과, 반도체 1·2과, 4차산업융합과 등 4개 과 13개 팀 56명으로 구성된 신성장전략국은 반도체 기업 유치와 산업 인프라 구축, 반도체 고교 설립,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 등 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전담한다.

이상일 시장은 "반도체 벨트 안에 소부장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산단을 추가로 조성해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갈수록 경쟁이 심화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용인이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가 되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