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태 우크라 분할 '남북한식 시나리오'에 양국 모두 거부 입장
우크라 "남북한식 분단 수용못해"…러도 "점령지 이미 우리땅"(종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분할하는 '남북한식 시나리오'를 종전 방안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7일(현지시간) 뉴스위크·러시아 RBC 통신 등에 따르면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서기는 이날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는 한국이 아니다"라면서 "38선이나 다른 분계선, 남의 나라 역사나 외부에서 강요된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 분할 '남북한식 시나리오'를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러시아 침략군을 몰아내고 잃어버린 영토를 완전히 수복한다는 우크라이나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다닐로우 서기의 발언은 이날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남북한식 시나리오'와 관련해 한 발언에 대한 반응이다.

메드베데프 부의장도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에서 현재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자포리자주, 헤르손주)과 크림반도를 러시아 측에 양보하고, 남은 우크라이나 지역을 서방의 통제하에 둔다는 남북한식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 측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 시나리오에 대해 "(러시아 점령으로부터) 남은 지역을 서방의 통제와 보호 아래로 들어가게 하고 나중에 한국 (발전)수준에 도달하겠다는 얘기이며, 또 (러시아가 점령한) 예전 영토 수복에 관한 약간의 희망도 남겨 놓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이는 (우크라이나) 내부용일 뿐 그 이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와 다른 지역들은 이미 완전한 주권과 가장 무서운 무기를 가진 대국인 러시아의 일부로 귀속됐다"면서 이 지역은 분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추가 점령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결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주요 당국자가 잇따라 현 상태에서의 종전과 우크라이나 영토 분할을 의미하는 남북한식 시나리오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시한 셈이 됐다.

남북한식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종전 시나리오 중 하나로 지속해서 언급돼왔으나, 우크라이나는 줄곧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지난해 3월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둘로 쪼개려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북한과 남한을 만들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뒤이어 작년 8월 올렉시 레스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도 한 인터뷰에서 "한반도식 경로는 우리에게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닐로우 서기도 지난달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남북한식 시나리오를 제안받고 있지만, 현재 그들(한국인들)은 (장기적 분단이라는) 문제를 갖고 있다"며 한국식 시나리오가 선택지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우크라 "남북한식 분단 수용못해"…러도 "점령지 이미 우리땅"(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