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올해 주식시장 M&A '큰 장' 서나…이런 기업 눈여겨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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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인터뷰
불황 속 사고 파는 기업들…M&A시장서 기회 찾아
헐값 된 매물 거둬들여, 신사업 진출도
밸류에이션 재평가 효과까지…자산가도 M&A 관심 "중·소형주나 일부 비상장사 등을 중심으로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넉넉한 현금을 바탕으로 알짜 매물을 찾는 상장사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일부 코스닥 상장사 경영진들은 저한테 가격대를 제시하며, 괜찮은 매물이 있는지 물어보기까지 합니다"
한 회계법인 M&A 파트에서 활동 중인 A씨는 최근 시장에서 알짜 매물을 찾는 상장사들이 늘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업황이 침체되자 싼값에 회사를 파는 대주주들이 늘고 있는 것. 투자은행(IB) 관계자 B씨의 경우 해외 M&A시장에서 알짜 자산 등을 물색하는 고액 자산가들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M&A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물색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성이 정체됐으나 현금성 자산이 넉넉한 상장사들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한경 마켓PRO가 M&A시장 현황을 블라인드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봤다.
아직 외부에 공개되진 않았으나 코스닥 상장사이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장비업체 K사는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통해 2차전지 폐배터리 업체 인수를 추진 중이다. 현재 M&A딜이 거의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기업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3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으나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와 함께 2021년부터 작년 3분기까지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K사는 본업이 흔들리자 금리 인상기를 기회로 삼아 M&A 시장에 뛰어들었다.
A씨는 "올해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진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보는데, 상반기 이후 알짜 기업·자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본다"면서 "저평가된 매물에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는 일부 상장사들은 가치가 크게 떨어진 바이오 업종이나 신성장 섹터에서 매물을 찾고 있는 상황, 이번 금리 인상기를 신사업 발굴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A씨는 사모펀드처럼 헐값에 나온 매물을 사들여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내세우는 기업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알짜 매물은 통상 상승장보다는 하락장에 쏟아져 나오는데, 이 경우 현금 보유량이 많은 기업들엔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매물로 나온 저렴한 기업을 사들인 뒤 경영 정상화를 통해 다시 비싸게 되파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든 M&A매물이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다. 업황 부진이나 재무 악화로 M&A 시장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경우도 적잖다. 지난해부터 매각을 추진 중인 엔터테인먼트 업체 S사는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실사 과정에서 M&A딜이 무산되고 있는 것. 이 기업은 별도 기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데, 작년 실적도 부진하면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B씨는 "작년 말 일본 M&A 시장에 경영악화로 저렴하게 나온 골프장이 많았는데, 18홀에 작은 골프텔까지 딸린 골프장 가격이 200억~400억원 사이로 형성됐다"면서 "최근 리오프닝으로 가격이 조금 올랐으나, 국내 자산가들 입장에선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직 변수는 많으나 향후 리오프닝 효과로 수익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될 경우 투자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올해 M&A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라는 조언이 나온다. 주식 시장의 경우 성장성이 정체됐으나 현금성 자산 넉넉한 기업을 눈여겨보라는 분석이다. B씨는 "국내 상장사들은 올 하반기부터 알짜 매물(기업이나 사업부)을 적극적으로 찾을 가능성이 큰데, M&A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기업가치 재평가)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바이오 업종에서 M&A 사례가 많이 나올 것으로 추정되는데, 작년과 올해 바이오 업황이 침체됨에 따라 유동성 위기로 기업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면서 "바이오 신사업이나 생산설비, 신약 파이프라인 등이 필요한 기업들엔 지금이 최적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블라인드 인터뷰
불황 속 사고 파는 기업들…M&A시장서 기회 찾아
헐값 된 매물 거둬들여, 신사업 진출도
밸류에이션 재평가 효과까지…자산가도 M&A 관심 "중·소형주나 일부 비상장사 등을 중심으로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넉넉한 현금을 바탕으로 알짜 매물을 찾는 상장사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일부 코스닥 상장사 경영진들은 저한테 가격대를 제시하며, 괜찮은 매물이 있는지 물어보기까지 합니다"
한 회계법인 M&A 파트에서 활동 중인 A씨는 최근 시장에서 알짜 매물을 찾는 상장사들이 늘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업황이 침체되자 싼값에 회사를 파는 대주주들이 늘고 있는 것. 투자은행(IB) 관계자 B씨의 경우 해외 M&A시장에서 알짜 자산 등을 물색하는 고액 자산가들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M&A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물색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성이 정체됐으나 현금성 자산이 넉넉한 상장사들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한경 마켓PRO가 M&A시장 현황을 블라인드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봤다.
불황 속 알짜 매물 찾는 상장사들…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도
최근 기업이 M&A 시장에 매물을 내놓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당장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한 현금 확보 차원에서 사업부·자회사를 매각하거나 운영자금, 차입금, 전환사채(CB) 만기 등의 유동성 위기를 버티지 못해 싼값에 기업을 내놓는 경우다.아직 외부에 공개되진 않았으나 코스닥 상장사이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장비업체 K사는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통해 2차전지 폐배터리 업체 인수를 추진 중이다. 현재 M&A딜이 거의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기업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3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으나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와 함께 2021년부터 작년 3분기까지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K사는 본업이 흔들리자 금리 인상기를 기회로 삼아 M&A 시장에 뛰어들었다.
A씨는 "올해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진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보는데, 상반기 이후 알짜 기업·자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본다"면서 "저평가된 매물에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는 일부 상장사들은 가치가 크게 떨어진 바이오 업종이나 신성장 섹터에서 매물을 찾고 있는 상황, 이번 금리 인상기를 신사업 발굴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A씨는 사모펀드처럼 헐값에 나온 매물을 사들여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내세우는 기업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알짜 매물은 통상 상승장보다는 하락장에 쏟아져 나오는데, 이 경우 현금 보유량이 많은 기업들엔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매물로 나온 저렴한 기업을 사들인 뒤 경영 정상화를 통해 다시 비싸게 되파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든 M&A매물이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다. 업황 부진이나 재무 악화로 M&A 시장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경우도 적잖다. 지난해부터 매각을 추진 중인 엔터테인먼트 업체 S사는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실사 과정에서 M&A딜이 무산되고 있는 것. 이 기업은 별도 기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데, 작년 실적도 부진하면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고액자산가도 관심 갖는 'M&A시장'…투자 힌트 얻어라
고액 자산가들도 M&A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모펀드를 통해 해외 알짜 자산들을 알아보고 있는 것. 투자은행 관계자 B씨는 최근 일부 자산가들이 일본 내 골프장 매입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골프장은 해외 관광객들 유치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고액 자산가들이 일본 골프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국내 골프장보다 8분의 1 수준의 가격 때문이다.B씨는 "작년 말 일본 M&A 시장에 경영악화로 저렴하게 나온 골프장이 많았는데, 18홀에 작은 골프텔까지 딸린 골프장 가격이 200억~400억원 사이로 형성됐다"면서 "최근 리오프닝으로 가격이 조금 올랐으나, 국내 자산가들 입장에선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직 변수는 많으나 향후 리오프닝 효과로 수익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될 경우 투자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올해 M&A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라는 조언이 나온다. 주식 시장의 경우 성장성이 정체됐으나 현금성 자산 넉넉한 기업을 눈여겨보라는 분석이다. B씨는 "국내 상장사들은 올 하반기부터 알짜 매물(기업이나 사업부)을 적극적으로 찾을 가능성이 큰데, M&A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기업가치 재평가)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바이오 업종에서 M&A 사례가 많이 나올 것으로 추정되는데, 작년과 올해 바이오 업황이 침체됨에 따라 유동성 위기로 기업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면서 "바이오 신사업이나 생산설비, 신약 파이프라인 등이 필요한 기업들엔 지금이 최적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