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설탕 공급이 과잉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설탕 가격이 6년 만에 최대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의 원재료인 설탕값이 오르면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화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설탕 선물(2023년 3월물) 가격은 파운드(약 0.45kg)당 20.84센트로 전장보다 0.18(0.87%) 상승했다. 지난 1일 6년 만에 최고치인 파운드당 21.86센트를 찍고 나서 소폭 하락한 뒤 반등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설탕 가격이 20센트 수준을 웃돌게 되면 과자류, 사탕, 음료 등 식료품 제조 비용이 상승한다. 인플레이션과의 완화되고 있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설탕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공급이 전망되지만, 수확은 4월부터 시작된다.
공급 과잉 현상 겪는데 설탕 가격 급등한 이유는 [원자재 포커스]
설탕 공급이 축소될 거란 우려도 증폭됐다. 인도에서 수출을 금지하고, 유럽에선 가뭄으로 인해 생산량이 또 줄어들 거란 판단에서다. 사탕수수로 설탕을 제조하지 않고 에탄올을 생산하는 국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메르 커머디티의 원자재 트레이더인 라힐 샤히카 전무는 "가장 큰 우려 사항은 세계적으로 수요를 맞추는 데 공급량이 빠듯하다는 것"이라며 "현재 인도에서 공급량을 늘리는 건 한계가 있다. 브라질의 공급 증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2위 재배국인 인도에선 수출량 규제가 관건이다. 인도 설탕공장협회는 지난주 악천후로 생산량이 감소한 뒤 선적량 전망치를 600만t으로 하향 조정했다. 바이오 연료 제조에 쓰일 사탕수수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에선 생산량 증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가뭄과 서리가 변수로 꼽힌다. 수확 시기가 대두와 겹쳐 공급망 혼란이 가중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대두를 실어 나를 화물선이 항구에 정박하게 되면 설탕 수출이 지연될 거란 설명이다. 이 때문에 운송비가 증대되면 사탕수수 농가에서도 에탄올 제조 공장에 납품하게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에선 지난해 폭염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뒤 설탕 수입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유럽연합(EU)이 지난해 꿀벌 잡는 살충제 식품 잔류기준을 강화해서다. 꿀 생산량 감소와 살충제 규제가 겹치며 설탕 수요가 폭증했다. 현재 유럽 설탕 현물 가격은 t당 1000유로를 웃돌고 있다.

주요 생산국인 태국에선 브라질과 인도에서 감소한 설탕량을 메우기 부족한 상황이라고 선언했다. 미국은 사탕무 공급 중단으로 인해 정제 설탕 가격이 상승하며 과자류 가격 인상 압박이 커졌다.

수요는 급증할 전망이다. 중국이 최근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금융조사업체 파라곤 글로벌 마켓의 마이클 맥더갤 이사는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인해 몇 년 간 확보했던 비축 물량이 순식간에 소진될 수 있다"며 "식료품 최대 수입국인 인도네시아가 압박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