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수 당 선관위원장 "尹心·윤핵관·○○연대, 자제해달라"
'비책 족자' '웃통 사진'…與전대 후보들 이색 정견발표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7일 한자리에 모여 당원 표심에 호소했다.

몇몇 후보는 이색 구호나 '튀는' 모습을 내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이날 서울 강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3·8 전당대회 비전 발표회는 예비경선에 오른 6명의 당 대표 후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행사를 마쳤다.

발표는 추첨을 통해 천하람·황교안·김기현·안철수·조경태·윤상현 후보 순서로 진행됐다.

천 후보는 "국민의힘 개혁과 총선 승리를 위한 비책 두 가지"라며 양손에 쥔 족자를 하나씩 펼쳤다.

첫번째 족자에는 한자로 '대통령 공천 불개입'이 적혀 있었다.

두번째는 역시 한자로 적힌 '공천 자격고사 의무화'였다.

이어 무대에 오른 황 후보는 국민의힘 당색(色)인 빨간 목도리를 두른 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하겠다"며 정견을 밝혔다.

김 후보는 활동성을 강조하기 위한 듯 노타이 차림으로 나섰다.

그는 자신이 "한 번도 탈당하지 않고 정통보수의 뿌리를 지켜온 사람"이라며 "일편당(黨)심"을 외쳤다.

안 후보는 '숫자 3개'를 제시했다.

첫번째는 4·7(2021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단일화), 두번째는 0.73%(윤석열 대통령과의 대선 후보 단일화로 이긴 득표율 차이), 마지막은 170(내년 총선 목표 의석수)이었다.

부산 사하구를 지역구로 둔 조 후보는 자신을 '부산갈매기'라고 소개했다.

자신이 웃옷을 벗고 촬영한 초선 당시 선거 포스터를 띄우며 52세에 당내 최다선인 5선 의원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 순서인 윤 후보는 "뺄셈 정치를 덧셈 정치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대사를 따와 "국민의힘 어셈블, 뭉치자 국민의힘"이라고 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연일 서로에게 견제구를 던지며 신경전을 이어온 후보들은 이날만큼은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안부를 물었다.

김기현·안철수 후보는 최근의 신경전과 달리 무대 앞 좌석에 나란히 앉아 밝은 표정으로 대화했다.

윤 후보가 "(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어제 뭐 했느냐"고 묻자 안 후보는 "(대통령실이) 이런 용어 쓰지 말라셔서 다 점검했다.

없더라. 약속했으니까"라고 웃으며 답했다.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표현에 불쾌함을 드러낸 대통령실의 입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

비전 발표에 앞서 유흥수 당 선관위원장은 "소위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이 어떻니,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어떻니, 또는 연대니 하는, 정책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들은 이 시점을 기해 자제해줄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예비경선에 오른 최고위원 후보 13명과 청년최고위원 후보 11명이 비전 발표회를 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