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스마트폰 안사요"…고금리·고물가에 최우선 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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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할부대출 금리 10% 웃돌자 출고연기·예약취소 속출
알뜰폰 요금제로 옮기고 스마트폰 3년 넘게 안바꿔 직장인 정준상(32)씨는 지난해 8월 신차 가격이 3천만원을 웃도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쏘렌토를 예약했다가 최근 출고 대기순번을 스스로 미뤘다.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할부대출 이자 부담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정씨가 예약할 당시 출고까지 13개월을 기다려야 했지만 요즘은 주문하면 4개월 만에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정씨는 6일 "금리가 올라 다른 사람들도 차를 새로 사기 부담스러워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고정지출을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최근 휴대전화 요금제도 가족까지 모두 알뜰폰 요금제로 바꿨다.
고물가·고금리가 가계경제를 계속 압박하면서 정씨처럼 생활에 필요하지만 지출은 큰 소비를 자제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자동차·스마트폰·가구 등을 필수소비재보다는 사치재처럼 여기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살 때 주요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대출 금리(60개월 할부·현금 구매 비율 10%)는 6.8∼11.0%다.
차량은 구매비용뿐 아니라 유지비도 만만찮은 탓에 최우선 긴축대상으로 꼽힌다.
신차 예약을 취소하거나 있던 차량도 없앨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민모(31)씨는 최근 집 근처 실외에 주차했다가 한파에 차량 배터리가 방전됐다.
민씨는 26만원을 내고 배터리를 교체한 뒤 눈에 덮여 더러워진 차를 세차하면서 '내 형편에 이렇게까지 차를 굴리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스마트폰 교체주기로 길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통신사 약정 기간 2년에 맞춰 최신 기종으로 바꾸던 이들도 요즘은 "멀쩡한 휴대전화를 왜 바꿔야 하느냐"며 버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임모(31)씨는 3년 4개월 동안 쓴 아이폰을 바꾸고 싶지만 신제품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어 꾹 참고 있다.
임씨는 "전세대출 이자가 배로 뛰었고 난방비 등 공공요금에 택시비까지 올랐다"며 "택시와 배달음식, 밖에서 마시는 커피를 모두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0)씨도 지난해 말 스마트폰을 3년 만에 교체했다.
그는 "원래 2년마다 바꿨는데 이번엔 오래 버텼다.
이전에는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확실히 달랐지만 요즘은 전부 비슷비슷해서 굳이 새로 살 필요를 못 느꼈다"고 했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역대 최장 수준인 43개월로 추산됐다.
'집 꾸미기'를 중단한 사람도 있다.
지난해 서울 은평구에서 자취를 시작한 김모(32)씨는 소파를 들여놓으려고 50만원대 제품을 골랐지만 석 달 넘게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김씨는 "저렴한 소파는 오래 쓰지 못하는데 불경기에 비싸고 필수품도 아닌 가구를 샀다가 후회할 것 같다"며 "고민하는 사이 소파 가격마저 올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알뜰폰 요금제로 옮기고 스마트폰 3년 넘게 안바꿔 직장인 정준상(32)씨는 지난해 8월 신차 가격이 3천만원을 웃도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쏘렌토를 예약했다가 최근 출고 대기순번을 스스로 미뤘다.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할부대출 이자 부담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정씨가 예약할 당시 출고까지 13개월을 기다려야 했지만 요즘은 주문하면 4개월 만에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정씨는 6일 "금리가 올라 다른 사람들도 차를 새로 사기 부담스러워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고정지출을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최근 휴대전화 요금제도 가족까지 모두 알뜰폰 요금제로 바꿨다.
고물가·고금리가 가계경제를 계속 압박하면서 정씨처럼 생활에 필요하지만 지출은 큰 소비를 자제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자동차·스마트폰·가구 등을 필수소비재보다는 사치재처럼 여기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살 때 주요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대출 금리(60개월 할부·현금 구매 비율 10%)는 6.8∼11.0%다.
차량은 구매비용뿐 아니라 유지비도 만만찮은 탓에 최우선 긴축대상으로 꼽힌다.
신차 예약을 취소하거나 있던 차량도 없앨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민모(31)씨는 최근 집 근처 실외에 주차했다가 한파에 차량 배터리가 방전됐다.
민씨는 26만원을 내고 배터리를 교체한 뒤 눈에 덮여 더러워진 차를 세차하면서 '내 형편에 이렇게까지 차를 굴리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스마트폰 교체주기로 길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통신사 약정 기간 2년에 맞춰 최신 기종으로 바꾸던 이들도 요즘은 "멀쩡한 휴대전화를 왜 바꿔야 하느냐"며 버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임모(31)씨는 3년 4개월 동안 쓴 아이폰을 바꾸고 싶지만 신제품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어 꾹 참고 있다.
임씨는 "전세대출 이자가 배로 뛰었고 난방비 등 공공요금에 택시비까지 올랐다"며 "택시와 배달음식, 밖에서 마시는 커피를 모두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0)씨도 지난해 말 스마트폰을 3년 만에 교체했다.
그는 "원래 2년마다 바꿨는데 이번엔 오래 버텼다.
이전에는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확실히 달랐지만 요즘은 전부 비슷비슷해서 굳이 새로 살 필요를 못 느꼈다"고 했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역대 최장 수준인 43개월로 추산됐다.
'집 꾸미기'를 중단한 사람도 있다.
지난해 서울 은평구에서 자취를 시작한 김모(32)씨는 소파를 들여놓으려고 50만원대 제품을 골랐지만 석 달 넘게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김씨는 "저렴한 소파는 오래 쓰지 못하는데 불경기에 비싸고 필수품도 아닌 가구를 샀다가 후회할 것 같다"며 "고민하는 사이 소파 가격마저 올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