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사업 모델이 통할지 미리 실험해보는 사람들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직원이 빙(bing) 검색엔진에서 ‘광고 헤드라인 표시 방법을 핵심 텍스트를 추가해 좀 더 길게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언뜻 본 매니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무시해버렸다. 어느 날 한 엔지니어가 이 아이디어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온라인 대조실험을 했다.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새로 바뀐 헤드라인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매출 값을 기록했고, ‘너무 좋아서 사실일 수 없다’는 경고음까지 울렸다. 그대로 묻힐 뻔한 아이디어가 실험을 통해 빙의 역사상 가장 높은 매출 증대를 가져올 제안으로 밝혀진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실험실>은 저자인 스테판 톰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비즈니스 실험을 통해 이뤄낸 혁신을 25년간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매년 수백만 명의 이용자가 참여하는 온라인 실험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수익을 높여온 이들 기업의 노하우를 세세하게 파고들며, 실험 가설을 세우는 법부터 실험조직의 문화를 구축하는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안내한다. 책은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나이키, 월마트 등의 사례도 제시하며 비즈니스 실험이 모든 기업의 핵심 생존 전략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모바일 기기의 사용 증가로 고객과 기업의 상호작용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기업이 이런 급속한 발전을 따라잡는 방법은 대규모 실험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