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때 반지하 방범창 뜯고 주민 구한 신동원씨 등 9명
폭우·화마 뚫고 인명 구한 시민영웅들, 119 의인상 받는다
지난해 8월 8일 오후 10시, 수도권 집중호우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 주택이 침수됐다.

미처 탈출하지 못한 거주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신동원(70) 씨, 권정찬(26) 씨, 황희찬(24) 씨는 물속으로 뛰어들어 출입문 개방을 시도했다.

물이 차 문이 열리지 않자 이들은 다시 지상으로 나와 방범창을 뜯어내고 거주자 4명을 구해냈다.

소방청은 이들 3명을 비롯해 위험을 무릅쓰고 소중한 생명을 구한 9명의 시민영웅에게 119 의인상을 줬다고 2일 밝혔다.

사고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구조활동을 한 서울 관악경찰서 이태희 경장에게는 재난현장활동 유공 표창을 수여했다.

집중호우가 발생한 같은 날 인근에서 발생한 또 다른 침수현장에서 이 경장은 박종연(56) 씨, 김정현(34) 씨, 김진학(28) 씨, 은석준(25) 씨와 함께 물이 차오른 반지하 주택에서 1시간가량 고립돼있던 거주자를 구조하다가 팔과 다리를 다쳤다.

지난해 7월 8일 오전 5시께 서울 한강변에서 산책 중이던 전성배(37) 씨는 누군가 비틀거리며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장마 여파로 강물의 수위가 높고 유속이 빨랐지만, 생명을 구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뛰어들어 시민의 목숨을 구했다.

김진호(28) 씨는 화재 현장에서 쓰러진 이웃을 구하려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8월 7일 강원도 태백시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3층 주민이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씨는 주저하지 않고 달려갔다.

연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어려웠지만 바닥에 쓰러져 있는 구조대상자를 등에 업고 탈출했고, 때마침 도착한 소방대원에게 인계했다.

이날 수여식에서는 119 의인 기념장과 감사패를 전달했으며, 김태훈 소방동우회 본부장이 G마켓에서 지원한 포상금을 전달하며 의인들을 격려했다.

119 의인상은 재난과 사고현장에서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의 생명을 구한 이들의 정신을 기리고 예우를 표하기 위해 2018년 도입됐다.

이번까지 총 47명이 119 의인으로 선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