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홍수예보 6시간 전에…전남 극한가뭄 중장기대책 수립
환경부, 자연보전·물관리 업무계획 발표
2030년까지 보호지역 30%로 확대…곰사육 종식 특별법 제정
2030년까지 전체 국토의 30%까지를 보호지역으로 늘리고 곰 사육을 종식하기 위한 특별법을 마련한다.

홍수예보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예보 시간을 앞당기고, 장기화하는 전남 가뭄에 대한 중장기 대책도 만들어진다.

환경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자연보전·물관리 분야 업무계획을 2일 발표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26일 환경보건·화학안전 분야를 시작으로 지난달 31일 자원순환·기후 분야, 이날 자연보전·물관리까지 분야별 계획을 내놓고 있다.

◇ 보호지역 30%까지 확대…'곰사육 종식 특별법' 마련
보호지역을 국토의 30%까지 늘리려는 것은 작년 12월 캐나다에서 열린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에 발맞추기 위함이다.

GBF에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육지·해안·해양의 30%를 보호지역으로 관리하고, 이미 황폐해진 땅과 바다의 30%를 복원한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환경부는 올해 말까지 보호지역을 늘리기 위해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 전략'(2024∼2028년)을 만들어 보호지역 확대와 생태계 복원을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매년 전체 국토의 20%에서 훼손지 현황을 조사한다.

관계 부처와 함께 '2030년 국가 보호지역 확대 로드맵'도 마련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팔공산 도립공원을 국립공원으로 승격하고, 대전 서구 갑천 습지와 전남 신안군 진섬 등을 보호지역으로 신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충남 서천군의 옛 장항제련소 부지에는 생태복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올해 곰 사육 종식에 동참하는 농가에는 사료비와 시설보수비 총 2억1천500만원을 지원하고 전남 구례와 충남 서천에 사육곰 보호시설을 건립한다.

예정대로 2026년부터 곰 사육을 금지하고 사육곰 보호시설을 세우고 지원하기 위한 근거를 담은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 제정도 추진한다.

이외에도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을 작년 16곳에서 올해 23곳으로 늘리고, 거문도 서도에서 시행 중인 갯바위 생태휴식제를 거문도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6월부터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인공구조물에 의한 야생동물 충돌·추락 방지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현황조사를 하기로 했다.

유입주의생물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관세청과 협업, 통관검사센터를 1곳에서 2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야생동물 검역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올 하반기 인천 영종도에 검역시행장을 착공하는 한편,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대응을 위해 해외 조기 감시망을 몽골 1개국에서 2개국 이상으로 확대하고 무인기 수색을 강화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외 조기 감시망 확대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단됐던 (러시아와의 야생동물 보전에 대한) 사업을 복원하려 하고 있다"라며 "작년 일본 이즈미에서 흑두루미가 집단 폐사해 국내로 왔었기에 일본과 협력도 강화하겠다"라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보호지역 30%로 확대…곰사육 종식 특별법 제정
◇ AI 활용 홍수 대응…광주·전남 중장기 가뭄대책 마련
물관리와 관련해 환경부는 수해와 가뭄 예방·대응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큰 하천 위주로 설정된 홍수예보지점(75개)을 지류·지천까지 223개로 늘리고 홍수예보 시점도 '3시간 전'에서 '6시간 전'으로 앞당긴다.

특히 홍수예보에 AI를 활용할 계획으로 올해 홍수기(6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부터 서울 도림천을 대상으로 AI 홍수예보 체계를 시범 운영한다.

도림천은 작년 8월 집중호우 때 범람해 큰 피해가 발생한 하천이다.

환경부는 도림천 범람을 막는 지하방수로 공사를 11월 시작한다.

작년 8월 집중호우 때 물에 잠겼던 서울 강남역과 광화문에 설치하는 대심도 빗물터널(저류시설)은 8월 설계에 착수한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가 상륙했을 때 범람한 경북 포항시 냉천에는 홍수조절용 소규모 댐(항사댐)을 건설하기로 했다.

관련 타당성 조사를 6월 실시한다.

작년 2월부터 가뭄을 겪고 있는 전남과 광주에 대해 환경부는 3월까지 기후위기로 인한 극한가뭄 대응 방안 등을 담은 중장기 가뭄대책을 마련한다.

고질적 식수난에 시달리는 경남 통영시 욕지도와 인천 옹진군 덕적도엔 지하수저류댐을 설치한다.

지하수저류댐을 전국에 확대하기 위한 이행계획도 수립한다.

환경부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은 경남 합천군 황강 복류수와 창녕군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경남과 부산에 공급하는 것이 골자로 작년 6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현재 타당성조사와 기본설계가 진행 중이다.

이날 환경부는 대구시가 추진하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안을 검토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동의하는 합의안을 마련하겠다고도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 공약인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은 낙동강 상류의 안동댐과 임하댐 물을 영천댐이나 운문댐을 거쳐 대구에 공급하는 내용으로 경북 구미시 해평취수장 물을 대구에 공급하는 기존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상 방안과 달라 지역 내 갈등 요인이다.

환경부는 수자원 확보를 위해 정화한 하수를 용수로 재이용하는 방안과 연간 1억2천만t씩 버려지는 유출지하수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위해 인접한 지자체끼리 상수도를 통합하는 방안을 올해 관련 지침서를 내놓는 등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여름 낙동강에 녹조가 심각해 수돗물 안전을 위협할 정도였는데 조류경보 지점을 37곳으로 현재보다 8곳 늘리고 조류독소와 관련해 정수장 감시항목을 '마이크로시스틴-LR' 1종에서 마이크로시스틴 전체 종으로 확대한다.

또 153개 정수장에 유충(깔따구) 유출 차단시설을 설치하고 유충을 정수장 감시항목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낙동강에만 있는 수질측정센터를 한강에도 구축한다.

환경부는 물의 비열을 이용한 수열에너지와 댐 내 수상태양광 등 수자원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초순수 생산기술 국산화를 지속해서 추진하면서 2030년까지 '전초기지' 역할을 할 플랫폼센터를 구축하고 전문인력 390명을 양성한다.

연내 해수담수화 선박기술을 완전히 확보하고 저탄소·친환경 담수화 플랜트기술 연구개발(R&D)에도 투자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보호지역 30%로 확대…곰사육 종식 특별법 제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