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 30회차 중 14회차 촬영…경찰서·장례식장·슈퍼 등 배경
2017년 콜센터 현장 실습생의 죽음을 그려낸 영화 '다음 소희'가 전북 전주에서 촬영됐다.

전주는 당시 19살에 불과했던 고(故) 홍수현양이 외로운 선택을 한 장소여서 고인을 다시금 추모하는 분위기와 함께 그 의미가 더해지고 있다.

1일 전주영상위원회에 따르면 영화의 전체 30회차 중 14회차의 배경이 전주다.

완산구 다가동 거리, 전주덕진경찰서, 전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송천동 금성장례식장, 완주 송광수퍼 등 도내 21곳이 영화에 등장한다.

영화는 전주영상위원회가 주관한 '2022 전북로케이션 인센티브 사업'의 지원작이기도 하다.

위원회는 영화 연출팀에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한편, 시나리오에 맞는 도내 촬영지를 추천했다.

주로 영화 연출팀이 씬(scene)을 설명해주면 그 분위기에 맞는 장소를 위원회가 대신 섭외하는 구조다.

전주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영화가 다루고 있는 사건이 전주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면서 "연출팀의 섭외 의뢰를 받거나 영화 이미지에 맞는 장소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이달 8일 국내 개봉을 앞둔 다음 소희는 해외에서 먼저 소개돼 호평을 받았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에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캐나다 판타지아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아시아 영화 부문 관객상뿐만 아니라 도쿄필맥스영화제 특별심사위원상도 받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춤을 좋아하는 씩씩한 여고생의 콜센터 취업으로 시작된다.

회사가 현장실습을 나간 어린 여고생에게 실적을 강요하면서 그의 생기와 꿈을 점차 빼앗는 과정을 그려냈다.

영화는 2017년 전주의 한 콜센터에서 벌어진 비극적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당시 홍수현양이 전주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시민·사회단체가 '강도 높은 노동'을 죽음의 원인으로 지목했고, 고용노동부가 조사에 나서 위법행위를 적발했다.

홍수현양은 생전에 수시로 야근하면서 부모에게 '나 오늘도 콜 수 못 채웠어. 늦게 퇴근할 것 같아'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고충을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