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9월 태풍 흰남로로 인해 창사이래 49년만에 모든 고로를 멈추고 생산을 전면 중단하는 사태를 맞았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9월 태풍 흰남로로 인해 창사이래 49년만에 모든 고로를 멈추고 생산을 전면 중단하는 사태를 맞았다.

수해로 가동 중단됐던 포스코 포항제철소(소장 이백희) 조강 · 제품 생산량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평소 월 평균 1백만t을 상회하는 조강과 제품을 생산해온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9월 수해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 9월 조강 생산량 약 52만t, 제품 생산량 약 26만t을 기록하는 등 생산량에 큰 타격을 입었다.

포항제철소내 연주공장이 정상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내 연주공장이 정상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그러나 빠른 복구로 선강지역이 정상화 되고 제품별 대표 공장도 속속들이 재가동에 돌입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포항제철소 생산량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조강생산량은 93만t, 제품생산량은 52만t으로 9월에 비해 약 18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조강생산량은 침수 1달만에 태풍 이전인 8월 생산량(136만t)의 70% 수준을 회복해 안정적인 제품 공급 체계 구축의 초석을 다졌다.

11월부터 제품공장 재가동 속도에 탄력이 붙으며 생산량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1월 19일 전 공정 정상 조업 체계가 갖춰지면서 조강· 제품 생산량은 모두 빠르게 늘었다.

냉연제품이 제품 출시를 앞두고  포항제철소에 적재되어 있다.
냉연제품이 제품 출시를 앞두고 포항제철소에 적재되어 있다.

1월 조강생산량은 약 1백 19만t으로 태풍 이전인 8월 조강생산량(136만t)의 약 87% 수준을 회복했다.

제품생산량 회복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월 제품생산량은 1백 5만t으로, 태풍 이전인 8월 제품생산량(115만t)의 약 91% 수준을 되찾았다.

전 공장 정상 조업 체계를 구축한지 보름이 채 경과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였을 때 괄목할만한 성과다.

이처럼 빠른 생산량 회복의 숨은 주역은 직원들이다. 50년간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 직원들의 헌신이 모여 단순 설비 가동을 넘어 설비 성능 복원에까지 성공한 것이다.

EIC기술부 박용석 차장은 "무조건 힌남노 오기 전으로 되돌린다는 자신감과 각오로 설비 살리기에 첫걸음을 떼었다. 우리 선배들이 제철소를 처음 지을 때 아마 이런 각오였을 것 같다"고 지난 복구 여정을 회고했다.

설비의 성능을 다시 복구하고, 품질 수준을 회복하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전기강판부 1전기강판공장 김재 과장은 "단독 테스트 때는 멀쩡하게 작동하던 설비가 연동 테스트에는 작동을 하지 않는 등, 생각대로 설비가 가동되지 않던 순간들도 많았지만 운전, 정비 직원들이 하나 되어 수 회의 테스트와 수리 과정을 거쳐 무사히 제품 생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내 2선재공장에서 권취작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내 2선재공장에서 권취작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제품 품질을 모니터링하는 품질기술부 여승수 사원도 "공장 재가동 이후 우려와 달리 품질에 큰 이상 없이 코일을 생산해내기 시작했다"며 "성능, 품질까지 완전 정상화 하기 위해 평소에 당연하다 여겼던 요소들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며 품질 모니터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정상 조업 체계를 갖춘 포항제철소는 비상 경영 기조에 맞춰 저원가, 고품질의 경쟁력있는 철강 제품 생산을 위해 매진할 방침이다. 이백희 포항제철소장은 "완전 정상화 후 순조롭게 생산이 진행되고 있지만, 최근 회사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라면서도 "하나되어 이번 수해를 극복해 나간 것 처럼 전 직원과 합심하여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