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과수 감정결과 전달받아…"배기계통 열기로 전선 약해졌을 가능성"

지난달 29일 5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당시 최초 불이 난 트럭은 차체 과열로 인해 발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경기남부경찰청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지난 3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최초 발화한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 화재 원인에 대해 이같은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제2경인 방음터널 화재 당시 최초 불난 트럭 "차체 과열로 발화"
국과수는 감정 결과서에 "차량 배기 계통의 열기에 의해 차체가 과열돼 매연저감장치 부근의 전선이 약해지면서 발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화재 이튿날인 지난해 12월 30일 현장 감식에서 배터리 전기 배선 등을 수거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이후 한 달여 만에 감정 결과가 나온 것이다.

경찰은 차량의 정비 불량 등 관리 미흡에 따른 화재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해당 트럭은 2009년식으로, 노후한 상태라고 한다.

2020년에도 고속도로 주행 중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전력이 있다.

당시 불은 곧바로 진화돼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찰은 문제의 트럭을 보유하고 있는 폐기물 업체의 또 다른 트럭 4대에 대해서도 화재 이력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동안 차량 점검 및 유지·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방음터널의 시공상에 문제가 없었는지, 방재시설이 정상 작동했는지 등에 관해서도 폭넓게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감정 결과로 미뤄볼 때 차체 결함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화재 트럭을 비롯해 도로 관리주체·터널 시공사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2경인 방음터널 화재 당시 최초 불난 트럭 "차체 과열로 발화"
이번 화재는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1시 49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나던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에서 최초 발생했다.

불은 플라스틱류로 된 방음터널 벽으로 옮겨붙으면서 급속히 확산했다.

불은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 12분 완전히 진압될 때까지 총 길이 830m 방음터널 가운데 600m 구간을 태웠다.

이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