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국가 해법' 지지 재확인…"긴장 완화 독려할 것"
美국무 "이-팔 긴장 완화 필요…이란 대응 계속해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잇단 유혈 충돌 속에 중동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긴장 완화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사메 수크리 이집트 외무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유혈 충돌을 "소름 끼치는 폭력의 급증"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우리는 몇 달간 폭력의 증가를 목격했다.

지금이 매우 어려운 시점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양측이 이로 인해 높아진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해온 이집트에서 이번 중동 방문을 시작한 블링컨 장관의 다음 행선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다.

블링컨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면담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그는 "우리는 이런 상황을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당사자들을 독려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26일 요르단강 서안 북부에 있는 제닌의 난민촌에서 수색 작전 도중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충돌했고, 과정에서 민간인과 무장단체 대원 등 9명이 사살됐다.

이튿날 저녁 동예루살렘 북부 네베 야코브의 정착촌 인근 유대 회당에서 21세 팔레스타인 청년이 유대교 신자들을 향해 권총을 난사해 7명이 숨졌다.

28일에도 동예루살렘에서 13세 팔레스타인 소년이 총격을 가해 이스라엘인 2명이 다쳤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 민간인을 겨냥한 총기 난사를 비난하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이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 의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두 국가 해법'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유지해온 중동 평화 구축의 핵심 방향이다.

그러나 두 국가 해법을 기반으로 미국이 중재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 회담은 2014년 이후 근 10년째 중단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팔레스타인의 존재를 부정하고 장기적인 목표로 팔레스타인 병합을 주장해온 극우 성향의 장관들이 지난달 출범한 네타냐후 연정에 포진해 있어 현시점에서 이스라엘 정부를 평화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또 팔레스타인도 미국의 평화 전략에 순응하는 자치정부와 무력 투쟁을 우선시하는 하마스 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란 대응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과 역내의 많은 파트너에게 이란과 연루된 다양한 조치를 필요한 만큼, 지속해서 관리하고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