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詩가 된 윤정희, '詩 인연' 이창동 감독 마지막길 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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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프랑스 칸 영화제서 나란히 레드카펫 밟았던 두 사람
고인이 다니던 성당에서 오늘 장례 미사 후 화장…인근 묘지에 안치
반평생 함께 한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딸 진희씨 등 유족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남긴 고(故)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반평생을 살았던 프랑스 파리 외곽 도시 뱅센에 30일(현지시간) 영원히 잠든다.
이날 1시간 정도 이어지는 장례미사에는 16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생전 마지막 작품이 된 영화 '시'(詩)로 인연을 맺은 이창독 감독이 참석,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2010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영화 '시'에서 고인이 분한 '미자'는 맡은 고인은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며 서서히 언어와 기억을 잃어간다.
'미자'는 고인의 본명이기도 하다.
고인과 이 감독은 당시 칸 영화제에 나란히 참석, 레드카펫을 밟았다.
고인은 당시 칸 영화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창동 감독과 서로 잘 모르는 사이였는데 시나리오를 받아보니 극 중 미자와 내가 너무 비슷했다"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이 감독도 "여주인공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윤정희 선생을 떠올렸다"며 "왠지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외면과 내면이 윤 선생과 닮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편 백건우는 2019년 국내 언론에 윤정희의 오랜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을 알릴 때 아내의 마지막 작품이 이창동 감독의 '시'라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1960∼1970년대 한국 영화를 화려하게 수놓은 1세대 여배우 고인은 10여 년간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다 열하루 전 파리 외곽의 한 병원에서 79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고인은 실과 바늘처럼 반평생을 붙어 다녔던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77)와 딸 진희(46) 씨 등 유족은 이날 오전 고인이 생전 다니던 성당에서 장례 미사를 치른다.
고인의 유해는 화장된 후 뱅센의 묘지에 안치된다.
장례 미사가 열리는 성당, 고인이 잠들 묘지는 모두 백건우와 윤정희 부부가 40년 넘게 살아온 자택 근처에 있다.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영화 '청춘극장'(1967)으로 데뷔해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이끌었다.
이후 3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수많은 히트작을 남긴 그는 "아흔 살까지 연기하겠다",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연기하겠다"며 현역 배우로 남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고인은 1972년 독일 뮌헨의 한 음악회에서 백건우를 우연히 만났고, 2년 뒤 영화학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난 파리에서 백건우와 재회해 사랑에 빠졌다.
윤정희와 백건우는 1976년 부부의 연을 맺어 49년을 나란히 걸어왔다.
두 사람은 1979년 파리와 맞닿아있는 뱅센에 자리를 잡은 뒤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고인의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진 2019년부터 파리 외곽에 사는 딸 진희 씨가 자신의 아파트 옆에 거처를 마련해 어머니를 돌봐왔으나, 건강 상황이 악화해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고인이 다니던 성당에서 오늘 장례 미사 후 화장…인근 묘지에 안치
반평생 함께 한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딸 진희씨 등 유족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

이날 1시간 정도 이어지는 장례미사에는 16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생전 마지막 작품이 된 영화 '시'(詩)로 인연을 맺은 이창독 감독이 참석,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2010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영화 '시'에서 고인이 분한 '미자'는 맡은 고인은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며 서서히 언어와 기억을 잃어간다.
'미자'는 고인의 본명이기도 하다.
고인과 이 감독은 당시 칸 영화제에 나란히 참석, 레드카펫을 밟았다.
고인은 당시 칸 영화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창동 감독과 서로 잘 모르는 사이였는데 시나리오를 받아보니 극 중 미자와 내가 너무 비슷했다"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이 감독도 "여주인공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윤정희 선생을 떠올렸다"며 "왠지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외면과 내면이 윤 선생과 닮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편 백건우는 2019년 국내 언론에 윤정희의 오랜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을 알릴 때 아내의 마지막 작품이 이창동 감독의 '시'라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1960∼1970년대 한국 영화를 화려하게 수놓은 1세대 여배우 고인은 10여 년간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다 열하루 전 파리 외곽의 한 병원에서 79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고인은 실과 바늘처럼 반평생을 붙어 다녔던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77)와 딸 진희(46) 씨 등 유족은 이날 오전 고인이 생전 다니던 성당에서 장례 미사를 치른다.
고인의 유해는 화장된 후 뱅센의 묘지에 안치된다.
장례 미사가 열리는 성당, 고인이 잠들 묘지는 모두 백건우와 윤정희 부부가 40년 넘게 살아온 자택 근처에 있다.

이후 3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수많은 히트작을 남긴 그는 "아흔 살까지 연기하겠다",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연기하겠다"며 현역 배우로 남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고인은 1972년 독일 뮌헨의 한 음악회에서 백건우를 우연히 만났고, 2년 뒤 영화학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난 파리에서 백건우와 재회해 사랑에 빠졌다.
윤정희와 백건우는 1976년 부부의 연을 맺어 49년을 나란히 걸어왔다.
두 사람은 1979년 파리와 맞닿아있는 뱅센에 자리를 잡은 뒤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고인의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진 2019년부터 파리 외곽에 사는 딸 진희 씨가 자신의 아파트 옆에 거처를 마련해 어머니를 돌봐왔으나, 건강 상황이 악화해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