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시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만 시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북극발 한파가 아열대 기후인 대만까지 내려오면서 48시간 동안 14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춘제(春節·설) 연휴에 들이닥친 올겨울 최강 한파로 인한 심혈관질환으로 대만 전 지역에서 지난 27~28일 이틀간 14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대만을 엄습한 이번 한파로 수도권 지역인 타이베이와 신베이에서 각각 28명과 19명, 지룽 3명, 타오위안 24명, 신주 4명, 장화 6명, 동부 이란 8명, 화롄 6명, 남부 가오슝과 핑둥에서 각각 16명, 외곽도서인 펑후에서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타오위안의 3세 남아와 1세 여아도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장화현 소방국은 26일 오전 8시부터 48시간 동안 116명이 심근경색 등으로 병원에 긴급 후송됐다고 밝혔다.

자유시보는 '북극 한파'로 인해 전날 24시간 동안 대만 전 지역에서 병원 밖 심정지(OHCA) 환자가 최소 40여 건 발생했다고 전했다. 대만언론은 사망자의 대부분이 고령인 노인들로 저온으로 인한 심혈관에 이상이 생겼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대만 중앙기상국(CWB)은 29일 22개 시와 현에 대해 저온 특보를 계속 발령했다. 기상국은 아침 최저 기온이 8~10도까지 떨어졌다가 이르면 30일부터 점차 따뜻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망자의 급증이 이번 한파로 인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면서 조사가 더 필요하다면서 말을 아꼈다.

대만대병원 응급의학부의 리젠장 의사는 만성 기저질환이나 심혈관 질환 등이 있는 고령 환자는 추운 날씨와 급격한 일교차 등으로 인해 급사하기 쉬운 고위험군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슴이 답답하거나 식은땀이 나고 흉부 통증 등 심근경색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위험한 시간대인 야간·이른 새벽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아열대 기후 지역으로 겨울철에 기온이 영상 10도 아래로 내려가는 일이 드물다. 상대적으로 추운 날이 적기 때문에 한파에 대비한 난방시설이 모자란다. 최근 북극발 한파가 내려와 기온이 10도 아래로 내려갈 경우 저체온증 환자가 늘어난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