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젠런 내각 출범에 "당내 공동집권시대 회귀…나눠먹기 예고"
오는 31일 출범하는 대만의 천젠런 내각은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당내 파벌이 공동으로 집권하는 시대로 회귀했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민진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각을 통해 지난 27일 사직서를 제출한 쑤전창 행정원장(총리)의 계파가 (권력을) 독점하던 시대가 종말을 고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각 개편이 일단락되면서 차이잉원 총통의 계파인 영파, 정원찬 부행정원장 지명자의 신조류파, 린자룽 총통부 비서장 내정자와 린유창 내정부장(장관) 지명자의 정국회 등 3대 계파의 경합 관계가 선명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천젠런 신임 행정원장 지명자가 쑤 행정원장 같은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자신의 인물을 입각시키지 못해 신조류파이자 친(親)차이 총통 계파인 정원찬 부행정원장 지명자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민진당 내에서 세력이 가장 방대한 신조류파가 과거 당 주석과 행정원장 등을 맡는 대신 다른 계파와의 연합을 통한 정치적 이익을 도모한 '2인자의 철학'을 버리고 이번에 주요 핵심 인물이 입각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2017년 9월 당시 지방자치단체장인 라이칭더 타이난 시장이 행정원장에 임명되면서 나타났다면서 2024년 대선에 대비해 제일선으로 나서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면서 정국회의 역할이 더욱 관심을 끈다면서 계파 인물인 린 총통부 비서장 내정자가 총통부, 행정원, 민진당 사이에서 중대 정책과 관련한 소통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부행정원장 내정자와 린 총통부 비서장 내정자는 1990년 3월 들백합(野百合) 학생운동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관계자는 차이잉원 총통의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가운데 3대 계파가 모든 권력을 쥐지 못하고 나눠 가졌다면서 향후 이같은 공동 정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보는 31일 출범할 예정인 천젠런 내각이 쑤 행정원장 체제와는 달리 당내 타협을 통한 나눠먹기식 개각을 통해 당내 단결 등을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이 총통은 라이 부총통의 민진당 주석 취임으로 '두 개의 태양'이 출현했다는 의견이 분분함에도 불구하고 쑤 행정원장의 후임으로 천젠런 전 부총통을 임명해 라이 주석을 견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차이 총통과 라이 부총통의 불화는 공공연한 비밀로, 차이 총통은 라이 주석의 '대항마'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부 대만언론은 천 신임 행정원장이 여당의 2024년 대선 후보자 대표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이전에 사퇴해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고 후임으로 정원찬 부행정원장 지명자가 이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