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부 승패 가른' 박정아 "우리 도로공사, 잘하고 있잖아요"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는 매 세트 팽팽하게 싸웠다.

세부 기록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27일 서울시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 3을 추가해 3위 자리(승점 38·13승 11패)를 지켰다.

3위 도약을 노렸던 GS칼텍스는 5위(승점 33·11승 13패)에 머물렀다.

양 팀 사령탑은 승패가 갈린 요인을 '박정아(30·한국도로공사)'에게서 찾았다.

'승장' 김종민(49)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전력은 대등했다.

집중력과 결정력에서 승패가 갈렸는데, 박정아와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 중요한 순간에 터져 우리가 승리했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아쉽게 패한 차상현(49) GS칼텍스 감독은 "박정아가 역시 한 방이 있다.

우리가 세트 포인트를 잡았을 때, 박정아에게 블로킹에 걸리면서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고 박정아의 공격력과 높이를 모두 인정했다.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GS칼텍스를 세트 스코어 3-1(24-26 27-25 28-26 33-31)로 꺾었다.

4세트 모두 듀스 승부가 벌어진 혈전이었다.

워낙 승부처에 강해 '클러치 박'이라는 애칭을 얻은 박정아는 이날도 고비 때마다 에이스 역할을 했다.

공격 득점뿐 아니라 키 187㎝의 높이를 활용한 블로킹에서도 돋보였다.

1세트를 내준 한국도로공사는 2세트와 3세트 모두 21-24까지 몰렸으나, 24-24 듀스를 만들고 끝내 세트를 따냈다.

박정아는 2세트 27-26에서 GS칼텍스 주포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해 세트를 끝냈다.

3세트 23-24에서도 모바의 백어택을 가로막아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경기 뒤 만난 박정아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이자, 3위 경쟁팀과 벌이는 중요한 경기였다 이겨서 기분 좋다"며 "모마가 직선 공격을 선수여서 대비하고 나왔다.

사실 2세트 막판까지는 모마의 공격을 거의 막지 못했는데 중요한 순간에 잡았다.

정말 다행"이라고 웃었다.

박정아가 '클러치 박'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건, 평정심 덕이다.

팀이 코너에 몰렸을 때마다 세터의 토스를 받은 박정아는 "'이 점수를 빼앗기면 이번 세트를 내준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하며 심적으로 더 몰린다"며 "'점수 줘도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며 최대한 편안하게 때리려고 한다"고 '비결'을 밝혔다.

'명승부 승패 가른' 박정아 "우리 도로공사, 잘하고 있잖아요"
이번 시즌을 시작하기 전, 대표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시즌 중에는 대상포진에도 걸려 박정아는 힘겨운 전반기를 보냈다.

팀이 치른 24경기 중 4경기에서는 결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쉼표를 찍은 덕에 몸 상태는 점점 올라오고 있다.

박정아는 "시즌 중 짧은 휴식을 하면서 회복할 시간을 얻었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올라오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도로공사의 순위도 점점 올라오고 있다.

박정아는 1위 현대건설, 2위 흥국생명을 추격하기는 쉽지 않지만, 3위를 유지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단기전'에서 승부를 겨루겠다는 의욕이 강하다.

박정아는 "시즌 시작 전에 우리를 '3강 후보'로 꼽는 분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3위를 유지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단기전에서는 현대건설, 흥국생명과 해볼 만할 것"이라고 '봄의 반전'을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