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전 절터 실체 확인…상태 양호한 금동소탑 의미 매우 커"

제주의 고려시대 절터에서 금동다층소탑과 중국 북송시대 동전 등 유물이 발굴됐다.

제주 고려시대 절터서 '금동다층소탑' 등 유물 발견
대한문화재연구원은 사유지인 제주시 오등동 250-8번지 일대 유적 발굴 조사를 통해 고려시대 제주에 있었던 '오등동 절터'의 실체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오등동 절터'는 오등동에 위치한 고려시대 사찰터로, 문헌기록은 없지만 예부터 '절왓' 또는 '불탄터'로 불려졌던 곳이다.

연구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오등동 절터'의 실체를 확인하고, 그 가치와 창건 시기를 파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찰 건물지 중 가장 먼저 지어진 3호 건물지 내에선 사리를 보관한 것으로 보이는 '금동다층소탑(金銅多層小塔)이 발굴됐다.

사리는 '몸'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단어 '사리라'를 음역한 말이다.

보통 부처나 고승을 화장하고 수습한 뼛조각과 재를 지칭한다.

발견된 금동다층소탑은 성인 주먹만한 크기로 지붕 위 용머리와 잡상, 와골, 난간, 창, 창틀 구조가 잘 남아 있어 고려시대 목탑이나 건물을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된다.

제주 고려시대 절터서 '금동다층소탑' 등 유물 발견
또 중국 북송시대에 제작된 동전 꾸러미(20매 내외)가 일괄 출토됐다.

동전은 함평원보(咸平元寶), 황송통보(皇宋通寶), 치평원보(治平元寶) 등 3종류다.

연구원은 이를 통해 '오등동 절터'의 창건 시기를 11세기 전·중엽으로 추정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금동다층소탑의 초층 탑신부 아래 기단부와 복발(탑 상부에 주발을 엎어놓은 모양의 장식) 위 상륜부는 아직 수습되지 않았다"며 "출토지가 확인된 금동소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으나 정확한 제작 시기와 용도 등은 보전 처리 후 밝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 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사유지에서 출토된 유적지와 유물은 문화재청의 검토와 추가 조사를 거쳐 보존 여부, 문화재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