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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보증보험, 자동차처럼 의무 가입하는 건 어떨까요[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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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빌라 전세 사기 피해자가 늘어나면서 정부가 전세 사기 대책의 일환으로 저소득 청년에 전세 보증 보험료를 전액 지원해주기로 했습니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청년의 피해가 커지면서 청년들의 보증보험 가입을 유도하고자 보험료를 대신 내주기로 한 것입니다.

    가령 보증금 7000만원짜리 다세대 주택에 전세를 살면 2년 치 전세 보증 보험료는 8만원이 듭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청년들은 이 보험료가 아깝다며 보증보험 가입을 주저합니다. 하지만 최근 전세 사기로 피해를 본 세입자 중에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분들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보면 아까워할 비용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보험료를 지원하겠다는 대상도 논란이 됩니다. 정부는 전세 사기 피해의 70%가 사회초년생인 2030 세대에 몰렸다며 만 34살 이하에 연 소득 4000만원 이하, 전세 혹은 반전세 보증금 2억원 이하인 경우에만 보증보험료를 지원해주겠다고 합니다. 대상 인원은 20만명으로 추산되고 선착순으로 접수합니다.

    그런데 만 35살에 연 소득 4000만원이고 보증금 2억원 전세를 사는 분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정부가 제시한 대상보다 더 취약한 계층이지만, 정작 지원은 받지 못하는 역차별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지원 대상을 설정하면 어떤 대책을 내놓더라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전세 사기 사태는 다음에도 재발할 수 있습니다. 고금리가 지속되면 언제 또 역전세난이 벌어져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릴지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전세 계약자에게 전세보증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시키는 것이 어떨까요.

    보험료가 아깝다고는 하지만 이사비나 중개수수료를 생각하면 절대로 큰 비용이 아닙니다. 편익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전세 사기를 당하더라도 2년 안에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에는 강제경매 절차를 밟더라도 보증금을 떼이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의 선택이지만, 그 결과는 참담할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사례도 이미 있습니다. 자동차 책임보험이 그것입니다. 우리가 자동차를 사면 의무적으로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책임보험은 운전 중 사고를 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재산에 손해를 끼쳤을 때 가입 한도 안에서 배상해주는 보험제도입니다. 차를 소유하는 순간부터 대인·대물 배상을 의무적으로 가입시켜 피보험자의 손해를 책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전세 세입자도 자동차 소유주만큼 많습니다. 더군다나 고금리로 역전세난이 벌어지면서 전세 사기가 급속하게 번졌고, 이로 인한 피해는 정부가 해결해줄 수준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가 되면 본인의 보증금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것도 최근 많은 분이 목격했기에 전세보증보험 의무가입에 큰 반대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며 임대차 계약에서 전세 비율은 절반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장기적으로 전세 계약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그동안이라도 보증기관을 통해 전세 계약을 할 때는 전세보증보험을 의무 가입하도록 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저소득 청소년만 지원하거나 선착순으로 지원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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