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가 최근 국제 철광석 가격 급등을 놓고 딜레마를 겪고 있다. 철강제품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 철강업계에 호재다. 하지만 경기침체 여파로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되레 나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철광석 가격의 딜레마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제 철광석 가격은 t당 122.26달러로, 2개월 전인 작년 11월 초(82.42달러) 대비 48.3% 급등했다.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에 120달러를 넘어섰다. 철강업계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해제로 경기가 살아나면서 철강 생산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에 철광석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재인 제철용 원료탄(석탄) 가격도 지난 19일 기준 t당 325달러로, 최근 두 달 새 20% 이상 올랐다.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이 오르면 철강사들은 원가 상승분을 열연과 냉연, 후판 등 제품 가격에 반영한다. 통상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면 철강사들의 수익성도 좋아진다. 하지만 경기침체 여파로 시장 상황이 워낙 나빠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20일 기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열연강판(SS275)의 국내 유통가는 t당 105만원이다. 지난달 초부터 한 달 이상 105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이 t당 80달러 초반대에 머물 때인 작년 10월 말 가격(120만원)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다만 철강업계는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철강재 수요가 점차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부터 철강 시황이 회복되면서 생산·판매량이 정상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사의 국내 가격 인상 움직임과 외국산 가격 상승으로 열연강판 등 철강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