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또 찬반 논란…지역 갈등 조짐
8개로 흩어진 여수청사, 2개로 통합 추진
전남 여수시가 8개로 나뉜 청사를 2개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여수시에 따르면 1998년 여수시·여천시·여천군 3여(麗) 통합 이후 현재 시 청사는 8개로 흩어져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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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에 있는 구(舊)여천시청사는 본청사가 됐고, 여서동의 구여수시청사는 여서청사, 돌산읍의 구여천군청사는 돌산청사로 쓰였다.

돌산청사는 2017년 문수동의 폐교 부지로 옮겨갔다가 안전 문제가 제기되자 2021년 국동의 임시별관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청사 건물이 지어진 지 30년이 넘어 비좁고 노후화돼, 돌산청사의 부서들은 진남경기장·망마경기장·여수문화홀·별관·보건소 등 5곳으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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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청사가 시내 8곳으로 분산되면서 공무원·시민 불편이 커지자 청사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행정 통합 이후에도 청사 통합 문제는 진척을 보지 못했다.

여기에 이해관계가 걸린 지역 정치권까지 분열·갈등하면서 청사 통합도 제자리걸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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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권오봉 전 시장이 현 본청사 자리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별관 건립을 포함한 통합 청사를 추진했지만, 기존 청사 인근 지역에서 도심 쇠락 등을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현 정기명 시장은 별관 건립을 포함한 현 본청사와 여서청사 2개를 유지하는 방안을 꺼내 들었다.

현재 여수의 중심이 본청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점, 여서청사를 유지해 구도심 쇠락 우려를 불식하는 중재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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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 시장의 양(兩)청사 추진에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또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여수가 지역구인 주철현(여수갑)·김회재(여수을) 의원은 새해 기자회견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주 의원은 "청사는 지역 균형 발전의 문제"라며 양청사를 지지했지만, 김 의원은 "여서·문수동 공동화 해소 방안을 내놔 주민 우려를 해소하고 통합 청사로 가야 한다"며 반대했다.

청사 문제를 두고 정치권의 주장이 다시 엇갈리면서 지역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여수시 한 공무원은 "행정구역은 하나로 통합됐지만, 아직도 지역에서는 여수, 여천 등으로 나뉘어 분열하고 여기에 청사 문제가 끼어드는 것 같다"며 "주민 불편, 건물 노후화 등으로 현 청사 체제를 유지하는 게 한계인 만큼 청사 통합 문제를 이제는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