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권 명문대 재직 중 350만∼700만원씩 10여회…해당 교수 "파악 중"
"KAIST 교수가 직전 근무 대학서 학생에게 연구실 운영비 걷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서울권 명문대에 재직 중 학생들에게 연구실 운영비를 걷어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A 교수는 KAIST에 오기 전 근무하던 서울의 한 유명 대학에서 학생들의 보조를 받아 가며 연구실(Lab·랩)을 운영했다.

A 교수는 2015년 하반기부터 4년여간 매 학기 학생 1∼2명에게 적게는 350여만원, 많게는 700여만원을 모두 10여 차례 걷어 랩비로 활용했다.

제보자 B씨는 "학생들을 장학금 수혜 대상으로 만든 뒤 그 금액을 랩비 은행 계좌로 받아 활용한 것"이라며 "랩 계좌로 입금된 금액은 등록금 전액 혹은 반액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A 교수가 당시 연구실을 운영할 때 작성된 랩비 장부에는 470여 차례의 입출금 내용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

랩비는 주로 연구실 운영에 쓰였지만, 연구실 PC 부품비, 택시 등 교통비와 출장비, 회식비, 간이용 침대 등 비품비, 유학생을 비롯한 연구실 소속 학생 대상 등록금·인건비·출장비 대출, 수련회 비용 등으로 활용됐다.

다만 A 교수가 개인 통장으로 다시 받아 착복한 내역은 없으나, 마지막으로 작성된 2020년 2월 잔고는 90만원에 불과했다.

A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용을 파악 중이라서 자세한 사항을 얘기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얘기할 부분이 없으니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KAKST 측은 조만간 A 교수를 상대로 감사를 벌여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