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조류 정전사고 166건·피해 가구 8만호
조류 포획단도 운영…까치 1마리 잡으면 6천원 지급
"종 전체가 피해주는 건 아냐…까치도 기본적으로 보호대상"
'길조' 까치도 유해조수지만…"맘대로 포획하면 안돼요"
어저께 설날을 지낸 새.
한국에서 사계절 내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텃새 까치다.

머리는 검고 배는 희다.

둘째날개깃(날개 끝과 어깨 사이에 있는 깃털)에는 푸른빛이 감돌고, 꼬리에는 초록빛과 보랏빛 광택이 서려 있다.

까마귓과 새답게 지능이 높다.

사람 얼굴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다.

자기 영역에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깍깍'하고 운다.

이런 특성에서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말이 나왔다는 얘기도 있다.

까치는 진객을 맞이하는 길조인 동시에 '흉조'이기도 하다.

환경부는 2000년 9월 유해야생동물 관련 행정규칙을 개정하면서 기존 '장기간에 걸쳐 무리를 지어 농작물 또는 과수에 피해를 주는 까치'에 더해 '전주 등 전력시설에 피해를 주는 까치'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다.

까치는 송전탑이나 전신주처럼 높은 곳에 둥지를 틀곤 한다.

그러다 보니 둥지를 구성하는 나뭇가지나 철사 등이 전선과 닿을 수 있다.

'길조' 까치도 유해조수지만…"맘대로 포획하면 안돼요"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19∼2021년) 동안 까치 등 조류에 의해 발생한 정전사고는 166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48건, 2020년 52건, 2021년 66건이다.

조류 정전사고로 해당 기간 피해를 본 가구는 총 8만836호다.

이에 한전은 조류 정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신주와 전선 연결 부위에 커버를 씌우는 공존공법(LHC)을 도입했고, 주기적으로 둥지를 철거하고 있다.

'까치 포획단'도 운영 중이다.

포획단은 까치를 1마리 잡을 때마다 6천원씩 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까치를 잡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 최유성 연구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됐다는 것은 피해가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는 뜻"이라면서도 "해당 종 전체가 피해를 주는 건 아니다.

까치도 기본적으로는 보호 대상"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도 "아파트 단지에 있는 까치를 유해야생동물이라며 포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포획 허가를 받으려면 왜 포획하는지를 소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제23조는 유해야생동물을 포획하려면 기초자치단체장 허가를 받아야 하며, 과도한 포획으로 생태계를 교란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까치 외에도 물까치와 어치(산까치)를 볼 수 있다.

'겍겍'하고 우는 물까치는 하늘색 날개와 꼬리가, 어치는 적갈색 머리가 특징이다.

성대모사의 달인인 어치는 천적의 소리를 흉내내기도 한다.

'길조' 까치도 유해조수지만…"맘대로 포획하면 안돼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