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배달원 치어 사망…음주 뺑소니범은 의사
음주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40대 남성은 의사로 당일 회식을 한 뒤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의사 A(42)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인천 모 의원 직원들과 술자리를 가지고 경기 김포 자택으로 귀가하던 중 사고를 내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을 친 줄 몰랐다"며 "물체 같은 것을 친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당시 졸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전날 오전 0시 20분께 인천시 서구 원당동 한 교차로에서 술을 마신 채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몰다가 오토바이 배달원 B(36)씨를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편도 6차로 도로에서 직진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했고, 맞은편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던 B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고 후 500m가량을 더 운전한 뒤 하차해 파손된 부위를 확인하고는 차량을 버리고 달아났다.

B씨는 머리 등을 심하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2시간 만인 전날 오전 2시 20분께 사고 현장에서 1㎞가량 떨어진 곳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검거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9%로 면허정지 수치였다.

B씨는 1년가량 전부터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사고 당시에는 햄버거를 배달하던 중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부분이 있어 사고 정황과 도주 경위에 대해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인천지법에서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