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 상승으로 도시가스 요금이 급격히 인상되면서 ‘난방비 폭탄’을 맞는 가구가 속출하고 있다. 19일 서울 한 주택가에 도시가스 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임대철 기자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 상승으로 도시가스 요금이 급격히 인상되면서 ‘난방비 폭탄’을 맞는 가구가 속출하고 있다. 19일 서울 한 주택가에 도시가스 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임대철 기자
올겨울 ‘난방비 폭탄’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에 연동하는 도시가스 요금이 급등하면서 이달 들어 가정마다 난방·온수비가 많게는 전달 대비 수십만원씩 늘어났다. 도시가스 요금이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커 가계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19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LNG 수입 물량은 4639만4832t으로, 전년(4593만1842t) 대비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254억5278만달러(약 31조5000억원)에서 500억2218만달러(약 62조원)로 두 배로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6월 t당 762.07달러였던 LNG 수입 가격이 같은 해 12월 1255.04달러로, 반년 새 64.7% 급등했기 때문이다.

LNG 수입단가 급등은 도시가스 요금을 끌어올렸다. 이달 서울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691원으로, 전년 동기(14.2243원) 대비 38.4% 올랐다. 정부는 소비자가 내는 도시가스 요금이 1년 새 월평균 1만1390원가량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겨울철인 데다 한파로 난방·온수 사용량이 늘면서 예상보다 가스비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주택마다 설치된 보일러로 난방하는 개별난방 방식과 달리 중앙·지역난방은 난방비 인상폭이 훨씬 크다.

작년 말부터 LNG 국제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올해 도시가스 요금은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시가스 요금은 LNG 국제 가격을 시차를 두고 반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LNG를 수입해 판매하는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미수금(영업손실)이 9조원에 이를 정도로 재정 상태가 나빠졌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