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외주제작 스태프 결방 피해 실태 조사
'결방 기간 업무했다' 76.5%, 대부분 보수받지 못해
방송 외주제작 스태프 10명 중 8명 "결방으로 피해 경험"
방송사 외주제작 스태프 10명 중 8명은 결방으로 인해 보수를 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상파 3사 등 방송사의 결방으로 인한 피해 실태를 파악하고자 지난 10~15일 외주제작 스태프 3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81.2%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19일 밝혔다.

'피해 경험이 없다'고 한 응답자는 18.8%에 그쳤다.

결방한 방송사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61.4%로 가장 높고 종합편성채널 사업자(27.5%), 방송채널 사업자(7.8%) 순이었다.

스태프가 결방에 대한 사전통지를 받은 기간은 일주일 전(47.1%), 한 달 전(33.7%), 당일(14.4%), 사전통지를 받지 못함(4.9%) 순이었으며 71.6%는 방송사, 28.4%는 제작사로부터 통지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방 기간에도 결방 프로그램과 관련한 업무를 한 경험은 응답자 76.5%가 '있다'라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92.7%는 그에 대한 보수를 받지 못했다고 답해 근로나 용역 제공에도 대가를 받지 못하는 불공정 관행이 확인됐다.

이때 방송사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았다는 응답(62.8%)은 제작사로부터 받았다는 응답(37.2%)보다 훨씬 높았다.

다가올 설 연휴 기간에도 응답자 52.8%는 결방에 의한 피해를 예상해 상생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송 외주제작 스태프 10명 중 8명 "결방으로 피해 경험"
스태프가 생각하는 대책으로는 '결방 시에도 근무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77.2%), '프로그램 사전 기획 단계에 투입되는 근무시간 인정'(31.3%), '결방기간 동안은 업무지시 금지'(27.1%), '계약서에 결방 관련 조항 명시'(18.6%)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는 작가 및 연출 직군 스태프가 다수 참여했으며, 이들이 최근 참여한 프로그램은 교양·다큐(45.9%), 예능(37.9%), 드라마(8.2%) 등 순이었다.

계약 형태는 표준계약서 56.5%, 기타 서면계약서 8.5%, 구두계약이 35.0%였다.

계약서를 쓰지 않은 이유로는 '관행적으로 작성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87.9%, '방송사 또는 제작사가 작성을 거부했다'는 응답이 8.3%로 여전히 서면계약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서에 결방 시 사전통지나 임금 지급 등의 조항이 포함된 경우도 응답자 7.7%에 불과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화려한 방송의 음지에서 일하는 수많은 방송 스태프의 피와 땀이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이번 조사는 방송제작 현장에서의 약자 프렌들리 정책을 공세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앞으로 결방에 대한 피해 및 업무 경험 등 구체적 현황을 바탕으로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와 심층분석을 실시하고, 서면계약 체결 지원과 현장점검, 표준계약서 보완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