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서 글로벌CEO 20여명과 오찬…"스탠다드 안맞는 제도 알려달라"
尹대통령 "한국시장도, 제 사무실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달라"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참석 첫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상대로 한국 투자를 거듭 요청했다.

일명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는 주요 정상들과 학계, 시민사회 리더들이 모여 국제현안을 논의하는 민간 국제회의로, 우리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스위스 다보스 시내의 호텔에서 진행된 '글로벌 CEO와의 오찬'으로 다보스포럼 일정을 시작했다.

오찬 행사는 예정 시간을 넘겨 약 100분간 진행됐다.

글로벌CEO 만난 尹 "점심이라도 모시는게 1호 영업사원 도의"(종합2보)
◇ 尹 "한국,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허브로 만들겠다"
오찬에는 국내외 글로벌 기업 CEO 2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외국기업 인사로는 IBM·퀄컴·JP모건·무바달라·블랙스톤·뱅크오브아메리카(BoA)·비스타에쿼티파트너스·히타치·쉘·에어리퀴드·토탈·네슬레·TPG·리포 등 15개 업체 CEO가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며 "글로벌 기업인 여러분들을 한 번 뵙고 점심이라도 한 번 모시는 것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도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보스에 우리가 모였습니다만, 이 자리만큼은 '이 나라 대통령입니다'라고 제 얼굴도 알려드려야 여러분께서 앞으로 한국을 방문하실 때 제 사무실에 편하게 찾아오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CEO들의 다양한 조언을 요청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는 "여러분들을 이렇게 만남으로써 큰 성과를 이뤘다.

안목있는 통찰과 조언을 듣게 된 것이 두번째 큰 성과"라며 "앞으로 더 자주 뵙고 더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세 번째 큰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수석은 전했다.

이어 "국가 간, 기업 간, 정부와 기업 간 협력 모두 시장 관점에서 보면 통합"이라며 "시장의 통합은 문화를 바꾸고 사고방식을 바꾸고 우리가 비슷한 생각을 갖게 만듦으로 해서, 더 큰 번영을 이뤄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 시장도 열려 있고, 제 사무실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글로벌CEO 만난 尹 "점심이라도 모시는게 1호 영업사원 도의"(종합2보)
◇ 尹 "글로벌 스탠다드 안 맞는 제도 언제든 알려달라"
사전 환담에서도 투자 이슈가 두루 거론됐다.

윤 대통령은 패트릭 갤싱어 인텔 회장에게 "반도체 전문가들이 인텔에서 일한 사람들이 많지 않나요?"라며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최태원 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의 칼둔 알 대표를 데려오면서 "여기 아는 얼굴 한 분 있습니다"라고 소개하자, 윤 대통령은 크게 웃으면서 칼둔 대표와 포옹하기도 했다.

스위스에 앞서 UAE를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아부다비 현지에서 KDB산업은행과 무바달라의 '전략적 투자파트너십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에게 "IBM이 우리나라 초기 컴퓨터 산업과 디지털 산업에 많은 도움을 줬다.

한국IBM이 오래됐다"고 말하자, 크리슈나 회장은 "아마 50년대에도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IBM이 먼저 와서 자리를 잘 잡은 덕분에 휴렛팩커드(HP) 같은 기업들도 많이 들어왔죠"라고 말을 이어갔고, 크리슈나 회장은 "IBM과 삼성이 많은 협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저희와 태양광 합작 사업을 하고 있다"며 빠뜨릭 뿌요네 토탈 에너지 대표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이 "프랑스에 적을 두고 있죠? 미국에서도 사업을 크게 하고 있고요"라고 인사하자, 뿌요네 대표는 "감사하다.

한국은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한국에서 해상 풍력 개발 사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뿌요네 대표는 "어디서 (개발사업을) 하고 있나"라는 윤 대통령의 질문에 "울산 앞바다, 동해안 쪽"이라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한국에 사업 협력을 통해 좋은 기술들을 많이 가르쳐달라"고 말하자, 김동관 부회장은 "LNG 선박도 워낙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게 하고 있어서 조선이 인수하게 되면 LNG에서 크게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이 주변 CEO들에게 "이제 앉으시죠"라고 권하자, 윤 대통령은 "벌써?"라며 "조금 더 하시죠"라며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글로벌CEO 만난 尹 "점심이라도 모시는게 1호 영업사원 도의"(종합2보)
이에 칼둔 무바달라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다가와 "UAE에서 편히 계셨습니까? 좋으셨죠"라고 안부를 건넸고, 윤 대통령은 "그럼요"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두바이에서는 미래 박물관도 다녀오셨죠"라는 칼둔 대표의 질문에 "미래 박물관에서 UAE가 추구하는 특유의 투명성과 보편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답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TPG의 제임스 쿨터 공동대표는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ESG(기업 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이제 시작이고 걸음마 단계다.

시장을 열고 만들어 놓을 테니까 많이 들어와 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관련해 국가 정책으로 산업화해서 풀어가려고 한다.

규제보다는 탄소중립으로 효율적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앞으로 많이 한국에 관심 가져달라. 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 알려달라. 투자가 많이 들어오면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 있다"고 말했다.

쿨터 공동대표가 "지금이 적기"라고 화답하자, 윤 대통령은 "시장 중심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의선 회장은 "아주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전체 우리 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