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30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MBC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가 18일 800회를 맞는다.
첫 방송부터 진행을 맡아온 김구라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에서 열린 '라디오스타' 800회 기념 간담회에서 프로그램의 장수 비결로 '독한 맛'을 꼽은 뒤 "시청자들에게 야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구라는 "방송계는 흥망성쇠가 정말 심한 편인데, 오랜 세월을 버텨온 우리 MC들도 대단하고 제작진, 시청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래된 것들에는 익숙해지고, 새로운 것들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지만, '라디오스타'가 16년 동안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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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는 그러면서도 "언젠가 '라디오스타'도 막을 내리겠지만 천수를 다 누렸기 때문에 슬프지는 않을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라디오스타'는 지난 16년 동안 게스트 중심의 토크쇼라는 형식을 유지해왔다.
특히 진행자들의 거침없는 입담과 날카로운 질문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고, 관찰 예능이 주를 이루는 지금의 예능 판에서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김구라는 "우리는 태생적으로 다른 토크쇼와 다르게 해왔고, 요즘 아주 순해졌다고 하더라도 특유의 '독한 맛'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토크쇼 제작 환경은 계속 나빠지고 있고, 사실 연예인들과 솔직하고 속 깊은 얘기를 하기는 쉽지 않아요.
10대 출연자가 와도 자기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얘기는 안 하고, 설령 했다 하더라도 편집을 요구하죠. 어떻게 보면 저희는 어느 정도 다 갖춰진 상황에서 하는 토크쇼지만, 그래도 현장에서 10∼20%의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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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에 합류한 김국진은 '독한 맛'도 있지만, 과거와 비교해 '순한 맛'도 더해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 '라디오스타'는 계절로 따지면 겨울이었을 것 같다.
분위기가 추웠고, 출연진은 방한복을 입으려고 했다"면서 "요즘은 봄도 있고 여름도 있다.
독한 맛과 더불어 온기도 있다"고 짚었다.
연출을 맡은 이윤화 PD는 "'라디오스타'는 조급함이 없어진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웹 예능 프로그램들은 MC가 돋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지만, '라디오스타'는 이미 자리를 잡은 프로그램이어서 게스트에 집중하는 진정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되는 800회에는 방송인 이경규, 코미디언 김준현, 배우 권율, 크리에이터 오킹이 출연해 입담을 뽐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