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76.2명…양승태 사법부보다 퇴직자 20% 증가
법원 중추 '10조 판사' 줄사표 추세

[※ 편집자 주 = 사법부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가 올해 9월 끝납니다.

1월 27일과 2월 3일 발표될 인사는 김 대법원장의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법관 정기인사입니다.

법관 인사는 대법원장의 중요한 권한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판사 인사는 국민이 받는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김 대법원장이 임기 중 단행한 다섯 번의 인사로 법조계엔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조망하는 기사 4건을 하루 1건씩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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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엑소더스]① 김명수 대법원장 5년, 법복 벗은 판사 381명
이달 말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 마지막 정기 법관 인사에서도 지난 5년간 계속된 일선 판사의 '줄사표'가 예상된다.

김 대법원장의 임기 후반부로 갈수록 법복을 벗는 판사 수가 늘면서 사법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고 이른바 '전관예우'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법원의 중추라 할 수 있는 법조 경력 15∼20년, 그것도 능력을 인정받아 발탁되는 것으로 평가받는 고등법원 판사가 이탈자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해 우려가 더 크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7년 9월 김 대법원장 취임 후 단행된 정기 인사에 맞춰 사직한 법관은 지난 5년(2018∼2022년)간 381명이다.

연도별로는 2018년 73명, 2019년 53명, 2020년 73명, 2021년 93명, 2022년 89명이었다.

올해도 작년과 별반 차이가 없거나 도리어 더 많은 법관이 퇴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국에서 가장 큰 항소심 법원인 서울고법에선 작년 11명이 퇴직했는데, 올해 인사를 앞두고도 벌써 11명이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년의 연평균 퇴직자 수가 76.2명인 점을 고려하면 김 대법원장의 6년 임기 동안 법원을 떠나는 판사는 총 460명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평생 법관'을 인사 목표로 원로법관 제도를 도입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퇴직자수(384명)보다 20%가량 증가한 것이다.

[판사 엑소더스]① 김명수 대법원장 5년, 법복 벗은 판사 381명
법원 안팎에선 지방법원 부장판사 수준의 경력을 가진 고등법원 판사, 이른바 '10조 판사'가 집중적으로 퇴직하는 게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법관인사규칙 10조는 "고등법원 판사는 상당한 법조 경력이 있는 사람 중에 지원을 받아 보한다"고 규정한다.

여기에서 유래한 '10조 판사'는 전국의 2심 사건을 맡아 처리하는 중추적인 자리인 만큼 경력과 능력이 있는 중견 판사로 평가받는다.

지방법원 부장판사 요건인 15년 이상의 경력을 채워야만 10조 판사 지원이 가능한데다 자리가 한정돼 발탁 인사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근 이런 10조 판사가 '퇴직 러시'의 중심이 되고 있다.

2011∼2015년 연간 1∼2명 선이었던 10조 판사 퇴직은 2016년(6명), 2017년(9명) 늘기 시작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로는 8명(2018년)→1명(2019년)→11명(2020년)→9명(2021년)의 추이를 보이다 지난해 13명이 퇴직, 역대 최다가 됐다.

전국 최대 고등법원인 서울고법에서 올해 인사를 앞두고 지난달 말까지 사표를 낸 11명이 모두 10조 판사로 파악되면서 올해도 이런 경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의 관료화와 '줄서기'의 악습을 없애겠다는 취지로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폐지하고 고등법원 판사를 도입했으나 오히려 결과적으로 '판사 엑소더스'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연합뉴스